美, `자폐아 괴롭힘` 못 막은 학교 당국에 2억7000만원 보상판결

미국 등하굣길 스쿨버스 안에서 벌어진 '자폐아 괴롭힘'을 막지 못한 학교 당국이 거액의 보상 명령을 받았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WGN방송과 법률전문 '데일리 로 뷸레틴'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중부 우드포드 카운티 법원은 28일 학교 내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인 재카리 리게트(17)와 가족에게 학교 당국이 25만 달러(약 2억7000만원)를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리케트는 당시 나이 13세이던 2014년, 스쿨버스 안에서 친구들에게 집단 폭행과 놀림을 당했다. 이후 현장 동영상이 제3의 학생에 의해 공개되면서 리게트의 가족은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학교 당국자는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학생들이 싸우며 논 것"이라며 "리게트가 상급학년 학생들로 놀림을 당하고 먼저 공격했다"라고 말해 비난을 샀다.

리게트의 가족은 관할 교육청을 상대로 인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배심원단은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평결문에서 "최소 6개월에 걸쳐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했으나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외면했고, 리게트의 안전과 웰빙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교육청에도 사태를 막지 못한 데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리게트가 괴롭힘을 당하며 울고 있는 사실을 감추려 몸을 감아 안는 모습도 찍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배심원단은 리게트가 박탈당한 '정상적인 삶', 리게트의 가족이 겪은 고통과 스트레스 등에 대해 학교 당국이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게트는 사건이 알려진 후 학교를 떠나 부모와 함께 텍사스로 이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양현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