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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변수 가득한 시즌 초반, 고척돔 효과 톡톡 넥센
입력 2018-03-29 11:20  | 수정 2018-03-29 11:23
넥센이 시즌 초반 고척돔 일정이 많아 경기하는데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시즌 초반, 기상 상황은 현장 감독들이 가장 신경 쓰는 요소 중 하나다. 올 시즌은 특히 그렇다. 아시안게임 때문에 워낙 이른 시점에 개막을 하니 아직 추위가 다 물러가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오래 서 있게 되면 선수들은 쌀쌀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추위만큼이나 걱정거리가 된 것이 생겼다. 바로 미세먼지. 지난 24일 개막전 당시부터 절정이 된 미세먼지로 인해 야구장 안 공기는 매우 탁해졌다. 마스크를 쓰고 오는 관중들을 목격하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 시점에서 주목해볼 경기장, 그리고 팀이 있으니 바로 넥센 히어로즈다. 올 시즌부터 개막전을 여는 5개 팀이 홈에서 다음 주중 3연전까지 연속으로 치르고 차주 주말에 나머지 구단들이 홈 개막전을 여는 방향으로 개막시리즈 규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넥센은 24일과 25일, 고척돔에서 한화와 개막 2연전을 열었고 이어 LG와 주중 3연전도 고척돔에서 치르고 있다. 넥센은 30일부터 4월1일까지 대구 삼성 원정 3연전, 이어 4월3일부터 5일은 다시 고척돔으로 돌아와 KT와 3연전을 갖는다. 4월6일부터 8일은 광주 KIA 원정, 10일부터 12일은 부산 롯데 원정길이 예정됐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다시 고척돔에서 두산과 맞붙는다. 17일부터 19일까지도 NC와 고척 홈경기.
시즌 초반 홈 3연전이 집중돼 있다. 원정 경기도 대구와 광주 등 남부지방이 많은 편이다. 넥센의 수도권 원정경기는 잠실 LG 원정 3연전으로 4월24일에서야 시작된다. 그 전까지는 사실상 고척돔 아니면 남부지방이다.
이는 최근 기상상황을 생각하면 매우 유리한 구조다. 시즌 초인 3월말과 4월초는 분명 날씨가 익숙하지 않다. 여기에 최근 미세먼지, 봄비 등이 변수가 되기 충분하다. 아직 팀별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이와 비슷한 현상들이 나머지 구장들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다. 단, 한 구장만 제외다. 고척돔은 평화롭다. 외부와 차단됐으니 비가 오는지, 먼지가 많은지, 날씨가 쌀쌀한지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인식하기 어렵다. 관람하기에도 알맞고 선수들이 운동하기에도 적절하다.
고척돔 환경이 넥센의 시즌 초반 성적도 견인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관련 질문을 던지자 장정석 넥센 감독도 반색했다. 유불리를 떠나 환경이 좋다고 적극 동의했다. 여기에 장 감독은 앞으로 일정도 대구, 광주 등 초반 남부지방이 많아 추위와는 다소 멀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 여긴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기상을 살펴봤을 때 남부지방이라고 항상 따뜻하지는 않지만 중부지방에 비해서는 확실히 온도가 높고 무엇보다 일정에 고척돔 경기가 많다. 장 감독 표정에는 확실히 미세먼지와 추위 등 변수에 대한 고민은 적어보였다. 넥센 선수들 역시 자신들의 계획에 맞게 훈련에만 집중하는 듯 했다.
지난 28일 부산시가 2026년까지 개폐형 돔구장을 건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내용을 살펴봤을 때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성사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대만에서는 야심차게 계획했던 타이베이돔 구장 건립이 각종 문제로 뒤섞이며 중단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나마 몇 년간 공사가 중단됐던 타이베이돔은 최근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
돔구장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도 날씨 등 변수를 최소화하는 효과는 분명 있다. 가장 빠른 시점에 개막하는 2018시즌, 넥센은 타구단들에 비해 고척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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