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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첫 삽…엇갈리는 주가 흐름
입력 2018-03-29 11:04 
[자료 출처 = 한화투자증권]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부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의 첫 삽을 떴다. 순환출자를 해소한다는 장기적 목표는 긍정적이지만,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각 회사의 주가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모듈·AS부품 사업부를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떨어져나온 신설회사를 흡수합병한다. 회사 측은 핵심부품 사업 역량을 한 데 집중해 자동차부품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분할합병 비율에 따르면 100주를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주는 존속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합병한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61주씩 배정 받는다.
이를 놓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부품 사업부의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흡수합병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AS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5%,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5% 수준이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분할 부문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400억원 수준이며, 올해는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분할 부문 가치가 9조2700억원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 기준 7.7~8.9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해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29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만3500원(5.16%) 떨어진 24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같은 시각 1만4500원(8.36%) 상승한 18만8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분할합병이 긍정적인 결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대모비스가 단순 부품회사가 아닌 그룹 내 지배기업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열사의 지분가치를 재평가 받고, 배당 등 주주친화적 의사결정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글로비스 또한 올해 주당순이익을 1만1845원에서 1만4557원(대신증권 추정치)로 급증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현금 창출 능력이 확대돼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 재원을 확보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일감몰아주기 이슈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행동 등의 규제 리스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오랜 기간 주가를 짓눌러왔던 할인 요인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분할합병 이후 대주주는 계열사와 지분 양수도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할 전망이다. 분할합병 이후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각 회사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대주주에게 매각할 확률이 높다.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은 각각 6.7%, 0.7%, 5.7%씩 현대모비스 지분을 갖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거래는 기존 4개의 순환고리를 소멸하는 데 집중한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는 등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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