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연락중지청구시스템 '두낫콜' 시행으로 푸시 마케팅에 제동이 걸린 일부 보험사들이 자구책으로 쇼핑몰 할인 쿠폰 등을 미끼로 개인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 이에 여전히 구태한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생명, KDB생명 등 몇몇 보험사는 이 같은 영업 행태가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거나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민원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하고 있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 및 전속 대리점, AIA생명, 메리츠화재 및 전속 텔레마케팅(TM) 상담원, 신한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이 쇼핑 할인 쿠폰을 빌미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를 받아 이를 보험 영업에 활용해오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는 최대 3년 동안 보험 영업에 활용된다. 보험사 한 곳의 지점이 통상 100여곳 이상이고 대리점까지 개인정보가 활용된다는 점에서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곳에 고객정보가 뿌려지는 셈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라도 하면 어디서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금융사기 등 2차 피해에도 노출될 수 있다. 이 같은 점에서 경품 등을 미끼로 한 개인정보 수집 마케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앞서 경품 행사로 모은 고객정보를 보험사들에 판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유출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홈플러스는 모은 고객정보를 보험사들에 무단으로 팔아 231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경품 미끼 마케팅에 대한 염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텔레마케팅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영업 수단으로 활용하는 몇몇 보험사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수집 마케팅이 계속 행해지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개인정보 제공과 7분 이상 보험가입 상담을 조건으로 7만원 상당의 무선 전기포트를 경품으로 내 걸기도 한다. 개인정보는 한 건당 통신판매업자 등을 통해 수천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경품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영업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이익에 반한 행태"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나서 해당 임직원 문책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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