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차바이오텍 오너家 사위 주식처분 논란
입력 2018-03-26 17:35  | 수정 2018-03-26 21:48
차바이오텍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기 전 차광렬 차병원그룹 회장 사위 김남호 DB(옛 동부그룹)손해보험 부사장(사진)이 보유 중이던 차바이오텍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사장은 김준기 DB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8일까지 보유 중이던 차바이오텍 주식 8만2385주를 모두 장내에서 처분했다. 김 부사장은 전환사채(CB)를 1주당 1만2137원에 보통주로 전환한 뒤 1주당 평균 3만4923원에 매도했다. 총 매도액은 29억원으로 김 부사장이 남긴 이익은 19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각 시기가 차바이오텍이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던 시점과 맞물려 김 부사장이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2016년 4월 차광렬 회장과 차 회장 일가, 이들이 보유한 비상장사 KH그린을 상대로 240억원대 CB를 발행했다. CB는 지난해 4월 21일부터 전환권 행사가 가능했는데, 김 부사장은 가족 중 유일하게 올 1월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2일 2017회계연도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고, 결국 같은 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경상연구개발비가 14억원 증가하면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차바이오텍은 23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과 회계법인 측 간에 이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감리를 예고한 만큼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했을 경우 발생할 상황을 차바이오텍이 몰랐을 리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회계법인과 지속적으로 논쟁이 있었다는 점과 함께 김 부사장이 금감원 감리예고 직후인 올 1월부터 주식 처분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차병원그룹은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회사 사정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22일 감사보고서를 받은 즈음에야 회계법인과 이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전에는 미리 알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며 "차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에는 전혀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차바이오텍은 관리종목 지정 이후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임원 급여를 30% 자진 삭감하는 내용의 1차 자구책을 내놓은 바 있다.
차바이오텍은 25일 "관리종목 지정은 회사의 운영이나 현금 흐름과 무관한 회계 처리상 문제"라며 "연구단계 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회계처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관리종목 해제를 위한 수익성 향상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임원진 급여를 30% 자진 삭감하고 비용 절감을 위한 조직 통폐합도 병행할 예정이다. 보유 중인 자사주 108만주를 전량 소각하고, 현 임원진이 받은 스톡옵션 중 미행사분과 신규 부여 예정인 모든 스톡옵션도 반납할 계획이다.
[신찬옥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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