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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북아일랜드에 역전패…패인은 무엇?
입력 2018-03-25 13:25  | 수정 2018-04-01 14:05

아쉬운 역전패로 끝난 24일(현지시간) 한국과 북아일랜드의 원정 평가전은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모의고사'라는 점에서 성적 자체 못지않게 '오답 노트'가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아쉬운 패배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월드컵 본선무대에서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반 실점 전까지 대표팀의 흐름은 좋았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로, 우리나라(59위)보다 객관적 기량이 월등한 북아일랜드와의 경기였지만 초반에는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


신태용 감독이 경기 후 자평했듯이 후방에서 전방까지 공격이 이뤄지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권창훈(디종)이 선제골까지 넣으며 기세를 올렸던 대표팀은 그러나 북아일랜드의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김민재(전북)의 자책골로 기세가 꺾였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 이후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를 다듬는 데 공을 들였지만 다시 한 번 상대방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북아일랜드 선수들의 두 번의 페인트모션에 수비가 우왕좌왕 흔들리면서 실점으로 이어졌습니다.


후반 결승골 장면에서도 수비 불안은 고스란히 반복됐습니다.

장현수(FC도쿄)는 폴 스미스(QPR)와의 몸싸움에서 밀렸고 뒤에 있던 김민재도 차단 기회를 놓쳤습니다.

신태용호 출범 초반부터 주요 과제였던 '수비 조직력 제고'는 이번 경기에서도 정답을 찾지 못한 셈입니다.


또 월드컵 본선무대에서는 북아일랜드보다 더 체격조건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이번 실점은 아픈 예방주사였습니다.

공격에서는 아쉬운 결정력과 더불어 손흥민(토트넘)에 집중된 견제에 대처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경기 전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고, 경기 중에도 북아일랜드 수비는 손흥민엔 쏠렸습니다.

조니 에번스(웨스트브롬), 자말 루이스(노리치시티) 등 수비수들은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거칠게 달라붙었습니다.

손흥민이 고립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갔지만,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여러 차례의 기회가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의 가장 확실한 골잡이인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다른 공격 루트도 반드시 개발하는 것이 신태용 감독의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

아울러 이번 경기는 철저한 분석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하는 경기였습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폴 스미스는 북아일랜드의 주장 스티븐 데이비스(사우샘프턴) 등 선수 4명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자 감독이 경기 이틀 전에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불러올린 선수였습니다.

막판에 엔트리에 추가된 데다 A매치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낯선 재질의 잔디에서 고전한 것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반복돼서 안 되는 부분입니다.

대표팀은 경기 후 곧바로 폴란드와의 두 번째 평가전을 위해 폴란드 호주프로 이동했습니다. FIFA 랭킹 6위인 폴란드는 북아일랜드보다도 훨씬 까다로운 상대입니다.

채 3개월도 남지 않은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이번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북아일랜드와 앞으로 있을 폴란드전의 오답 노트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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