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슈퍼주총데이, 식음료 2·3세들 사내이사로 본격 등판
입력 2018-03-23 17:00 

주요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린 23일 '슈퍼주총데이'를 맞아 식음료업체 오너일가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유지하거나 올렸다. 오너일가가 사내이사로 있으면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 승계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롯데제과는 이날 서울 양평동 소재 본사에서 제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06년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오른 뒤 계속해 사내이사를 유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구속수감 중이다. 앞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을 유지한 데 이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도 사내이사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기업경영인이 법정구속될 경우 공식 직함을 내놓는 일본의 기업경영 관례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의 지주사 격인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는 사임했다.

사조해표도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14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지홍 식품총괄 경영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주 본부장은 창업주인 고(故) 주인용 회장의 손자로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 소재 본사에서 열린 크라운제과의 제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가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됐다. 그는 윤영달 회장의 2남 중 장남으로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3세 오너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투자사업부문인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로 이동했지만, 1년 여만에 크라운제과로 복귀한 셈이 됐다.
윤 대표의 이번 선임으로 핵심 자회사라 할 수 있는 크라운제과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룹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며 "자회사 관리와 지원 강화로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이날 강원도 원주공장에서 열린 제57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앞서 삼양그룹의 계열사인 삼양사도 지난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원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삼양사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원 부회장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아들이며, 김량 부회장은 고(故) 김상홍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사촌 관계인 두 부회장은 이번에 삼양홀딩스에서 삼양사로 소속을 옮겼다. 삼양사 측은 이 번 결정으로 두 부회장이 삼양사의 화학과 식품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관리와 책임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도 지난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과 신동원 농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사내이사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 주주 신뢰를 얻고 책임 경영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오너의 사내이사직 유지는 경영 승계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이는 등 회사 장악력에 힘을 실어 주는 대표적인 활동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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