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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자본시장의 `아마존` 될 것…플랫폼 사업자로 성장"
입력 2018-03-23 13:21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2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NH투자증권을 전문역량을 갖춘 자본시장의 플랫폼 플레이어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NH투자증권]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자본시장 상품·솔루션을 연결하는 '플랫폼 플레이어'가 되겠다. 인터넷 환경에서 '구글'과 '아마존'에 고객이 모여들고 자본이 집중되는 것과 같다"
투자은행(IB) 전문가로 알려진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23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사업부의 이익이 전체의 40%를 넘지 않도록 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은 청사진을 그렸다. NH투자증권이 다양한 금융 수요를 충족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발돋움 하도록 장기적 전략을 짜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전날 제51기 NH투자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돼, 2년 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구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를 총괄한 바 있는 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가장 큰 목표는 이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먹거리를 창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성사한 IB 계약을 상품으로 구조화하고, 개인고객과 PB고객, 연기금, 기관, 법인 고객 등에 공급하는 게 기본이다. 이미 여의도 파크원 개발공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성과를 투자 상품으로 연계하는 바 있어, 전 사업부가 협업해 긍정적 시너지를 얻었다.
정 대표는 변화한 금융 생태계에서는 하나의 사업 영역에 집중해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2년만 해도 증권업계의 수익은 브로커리지 중심이었지만, 수수료율이 떨어지면서 그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ELS, DSL 등 파생상품을 내놓으면서 채권 이자수익이 늘었고, IB 부문도 최근 3~4년 전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업종의 지난해 IB 부문의 순이익 비중은 40% 수준이고, 채권·외환 등 FICC운용, 헷지펀드 부문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정 대표는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위탁중개매매업자일 뿐이었지만, 고객은 해외주식, 대안투자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하고 싶어한다"며 "여러 수요를 다 담는 것이 CEO로서 갖고 있는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각의 상품 콘텐츠와 판매 채널을 완비한 플랫폼을 키우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본은 당장 증자를 추진하기보단 농협금융과 발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자본을 확충하지 않고 농협금융 CIB(기업투자금융)협의체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계열사 실무자들이 IB시장 정보나 딜 정보를 공유하고, 안정적으로 협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정 대표는 "자기자본 확충은 기본적으로 ROE를 키우는 작업을 한 후 얘기해볼 만하다"며 "반면 레버리지를 확대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협은 국민연금 다음으로 큰 자본력을 갖고 있다"며 "지주 계열사와의 협업을 더욱 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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