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은 2년 연속 시범경기 최하위를 기록했다. ‘몸 풀기에 가까운 시범경기에서 순위표 맨 아래에 삼성이 있는 게 아주 낯설지는 않다. 1983년, 1989년, 2009년, 2013년, 2017년, 2018년 등 총 6번이다.
2013년의 삼성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적은 2승(3무 6패)에 그쳤으나 정규시즌에서 가장 많은 75승(2무 51패)을 거뒀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이었다. 2011년과 2012년 잇달아 정상에 오른 최강팀이었다. 현재는 다르다. 삼성은 2017년 9위에 머물렀다. 2016년 순위도 9위였다.
삼성은 6번의 시범경기에서 1승 5패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한파로 일찍 종료된 NC전(7-4 승)이 유일한 승리다. NC는 삼성과 같은 공동 9위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시범경기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5연패 사슬을 끓어 분위기는 반전시켰다. 이 경기마저 놓쳤다면, 1998년 쌍방울(7패) 이후 20년 만에 시범경기 전패의 수모를 겪을 뻔했다.
시범경기는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 1위 삼성과 2017년 1위 kt는 그 해 정규시즌에서 각각 9위와 10위로 추락했다. 2013년 이후 시범경기 1위 중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도 2015년의 넥센이 유일하다.
시범경기는 전초전 성격이 짙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종 점검 무대다. 총력을 쏟지도 않는다. 선발투수의 투구수 및 이닝이 제한되며 주축 타자도 교체되기 일쑤다. 100% 컨디션도 아니다. 선수들도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여러 선수를 가용하며 마지막 퍼즐을 찾는다. 승리가 목적이 아니다. 결과보다 내용에 무게를 둔다.
그렇지만 삼성의 행보는 불안하다. 단순하게 2년 연속 최하위(2003년과 2004년 롯데 이후 14년 만이다)이기 때문이 아니다. 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시범경기가 적은 데다 곧바로 시즌 개막이라 힘을 아낀 것도 아니었다.
투-타가 불균형을 이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삼성은 시범경기를 통해 많은 고민을 남겼다. 냉정하게 말해 10개 팀 중 경기력이 가장 안 좋았다. 마운드 높이가 낮은 데다 화력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마운드가 불안정하다. 삼성의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7.69였다. 가장 나쁘다. 9위 넥센(5.40)과도 큰 차이다. 이마저도 신인 양창섭(1.29) 덕분에 확 내려갔다. 양창섭의 기록을 제외하면 8.78로 치솟는다.
이적생 한기주를 비롯해 김승현, 황수범(이상 0.00), 김대우(1.80) 등이 제 몫을 다했으나 정작 주축 투수는 기복을 보였다. 특히, 불펜에서 역할이 커진 3년차 최충연은 평균자책점이 43.20에 이르렀다. 김재균(81.00·NC), 이종혁(67.50·kt), 안영명(54.00·한화) 다음으로 좋지 않다.
뒷문이 삐걱거리는 점도 고민이다. 삼성은 콜드게임의 NC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6회 이후 24실점을 했다. 전체 실점(38)의 63.2%다.
삼성은 지난해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5.17로 9위였다. 볼넷(50)과 사구(13)가 유난히 많았다. 제구 불안은 여전하다. 올해 시범경기 4사구는 32개로 두산과 함께 공동 1위다. 이번에는 피홈런(2→10)도 늘었다. 피안타도 62개로 kt, 넥센과 같다. 그러나 kt, 넥센은 삼성보다 12이닝을 더 소화했다.
삼성은 마운드 안정을 위해 KBO리그 최고 포수 중 1명인 강민호를 영입했다. 젊은 투수의 성장도 한 이유다. 강민호의 가세 이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즉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포수의 리드보다 투수의 제구가 중요하다. 외부에서는 삼성의 투수력이 살아나야 강민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투수 때문이다. 아델만과 보니야는 한 차례씩 등판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실점도 많았다. 아델만과 보니야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7.20과 12.60으로 KBO리그 외국인투수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2년 연속 외국인투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이다. 올해는 다르기를 바라나 아직까지는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삼성에는 ‘외인 에이스가 있을까. 결국 개막전 선발투수로 남들처럼 외국인투수를 내세울 수 없었다.
야수의 사정도 딱히 낫다고 표현하기 힘들다. 삼성은 타율 0.269로 6위에 올랐다. 딱 평균(0.269) 수준이다. 7점을 뽑은 NC전 이전까지 타율은 0.244였다. NC전에서야 빅이닝이 나왔을 정도.
이원석(0.400), 박해민(0.375), 김헌곤(0.308), 강민호, 박한이(이상 0.300) 등이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으나 폭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사구 출루도 15번으로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 야수 중 시범경기 개인기록 톱5에 든 선수는 득점 부문의 러프(5득점) 밖에 없다.
2018년의 삼성은 괜찮은 걸까. 그래도 밝은 점은 있다. 타구에 맞은 윤성환은 24일 두산과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1년 전 레나도의 악몽을 떠올릴 수 있었으나 윤성환은 건강하다. 그리고 건재하다.
스프링캠프부터 눈길을 끌었던 양창섭의 등장도 호재다. 삼성은 최근 꾸준히 활약한 젊은 투수가 없었다. 양창섭은 시범경기에서 신인 투수 중 가장 돋보였다. 4선발 자리까지 꿰찼다. 삼성에게는 가뭄의 단비다.
21일 등판이 취소됐지만 백정현도 돌아왔다. 윤성환-아델만-보니야-양창섭-백정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밑그림도 일단 그렸다.
지난해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러프(타율 0.286 2홈런 5타점 5득점)도 올해는 초반 해매지 않으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안타 4개 중 3개(2루타 1개-홈런 2개)가 장타였다. 볼넷도 3개로 리드오프 박해민과 가장 많이 얻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3년의 삼성은 시범경기에서 가장 적은 2승(3무 6패)에 그쳤으나 정규시즌에서 가장 많은 75승(2무 51패)을 거뒀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이었다. 2011년과 2012년 잇달아 정상에 오른 최강팀이었다. 현재는 다르다. 삼성은 2017년 9위에 머물렀다. 2016년 순위도 9위였다.
삼성은 6번의 시범경기에서 1승 5패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한파로 일찍 종료된 NC전(7-4 승)이 유일한 승리다. NC는 삼성과 같은 공동 9위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시범경기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5연패 사슬을 끓어 분위기는 반전시켰다. 이 경기마저 놓쳤다면, 1998년 쌍방울(7패) 이후 20년 만에 시범경기 전패의 수모를 겪을 뻔했다.
시범경기는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 1위 삼성과 2017년 1위 kt는 그 해 정규시즌에서 각각 9위와 10위로 추락했다. 2013년 이후 시범경기 1위 중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도 2015년의 넥센이 유일하다.
시범경기는 전초전 성격이 짙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종 점검 무대다. 총력을 쏟지도 않는다. 선발투수의 투구수 및 이닝이 제한되며 주축 타자도 교체되기 일쑤다. 100% 컨디션도 아니다. 선수들도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여러 선수를 가용하며 마지막 퍼즐을 찾는다. 승리가 목적이 아니다. 결과보다 내용에 무게를 둔다.
그렇지만 삼성의 행보는 불안하다. 단순하게 2년 연속 최하위(2003년과 2004년 롯데 이후 14년 만이다)이기 때문이 아니다. 결과 못지않게 내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시범경기가 적은 데다 곧바로 시즌 개막이라 힘을 아낀 것도 아니었다.
투-타가 불균형을 이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삼성은 시범경기를 통해 많은 고민을 남겼다. 냉정하게 말해 10개 팀 중 경기력이 가장 안 좋았다. 마운드 높이가 낮은 데다 화력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마운드가 불안정하다. 삼성의 시범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7.69였다. 가장 나쁘다. 9위 넥센(5.40)과도 큰 차이다. 이마저도 신인 양창섭(1.29) 덕분에 확 내려갔다. 양창섭의 기록을 제외하면 8.78로 치솟는다.
이적생 한기주를 비롯해 김승현, 황수범(이상 0.00), 김대우(1.80) 등이 제 몫을 다했으나 정작 주축 투수는 기복을 보였다. 특히, 불펜에서 역할이 커진 3년차 최충연은 평균자책점이 43.20에 이르렀다. 김재균(81.00·NC), 이종혁(67.50·kt), 안영명(54.00·한화) 다음으로 좋지 않다.
뒷문이 삐걱거리는 점도 고민이다. 삼성은 콜드게임의 NC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6회 이후 24실점을 했다. 전체 실점(38)의 63.2%다.
삼성은 지난해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5.17로 9위였다. 볼넷(50)과 사구(13)가 유난히 많았다. 제구 불안은 여전하다. 올해 시범경기 4사구는 32개로 두산과 함께 공동 1위다. 이번에는 피홈런(2→10)도 늘었다. 피안타도 62개로 kt, 넥센과 같다. 그러나 kt, 넥센은 삼성보다 12이닝을 더 소화했다.
삼성은 마운드 안정을 위해 KBO리그 최고 포수 중 1명인 강민호를 영입했다. 젊은 투수의 성장도 한 이유다. 강민호의 가세 이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즉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포수의 리드보다 투수의 제구가 중요하다. 외부에서는 삼성의 투수력이 살아나야 강민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강민호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 혼자만의 힘으로 다 해낼 수는 없다. 사진=김영구 기자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투수 때문이다. 아델만과 보니야는 한 차례씩 등판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실점도 많았다. 아델만과 보니야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7.20과 12.60으로 KBO리그 외국인투수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2년 연속 외국인투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이다. 올해는 다르기를 바라나 아직까지는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삼성에는 ‘외인 에이스가 있을까. 결국 개막전 선발투수로 남들처럼 외국인투수를 내세울 수 없었다.
야수의 사정도 딱히 낫다고 표현하기 힘들다. 삼성은 타율 0.269로 6위에 올랐다. 딱 평균(0.269) 수준이다. 7점을 뽑은 NC전 이전까지 타율은 0.244였다. NC전에서야 빅이닝이 나왔을 정도.
이원석(0.400), 박해민(0.375), 김헌곤(0.308), 강민호, 박한이(이상 0.300) 등이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으나 폭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사구 출루도 15번으로 10개 팀 중 가장 적었다. 야수 중 시범경기 개인기록 톱5에 든 선수는 득점 부문의 러프(5득점) 밖에 없다.
2018년의 삼성은 괜찮은 걸까. 그래도 밝은 점은 있다. 타구에 맞은 윤성환은 24일 두산과 KBO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1년 전 레나도의 악몽을 떠올릴 수 있었으나 윤성환은 건강하다. 그리고 건재하다.
스프링캠프부터 눈길을 끌었던 양창섭의 등장도 호재다. 삼성은 최근 꾸준히 활약한 젊은 투수가 없었다. 양창섭은 시범경기에서 신인 투수 중 가장 돋보였다. 4선발 자리까지 꿰찼다. 삼성에게는 가뭄의 단비다.
21일 등판이 취소됐지만 백정현도 돌아왔다. 윤성환-아델만-보니야-양창섭-백정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밑그림도 일단 그렸다.
지난해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러프(타율 0.286 2홈런 5타점 5득점)도 올해는 초반 해매지 않으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안타 4개 중 3개(2루타 1개-홈런 2개)가 장타였다. 볼넷도 3개로 리드오프 박해민과 가장 많이 얻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