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필드의 계절이 온다"…골프웨어 `워너비 모델`로 20·30대 공략
입력 2018-03-21 16:35 
배우 김사랑을 모델로 기용한 와이드앵글(왼쪽)과 이하늬을 앞세운 까스텔바쟉

'필드'에 봄이 찾아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골퍼들이 기지개를 펴면서 골프웨어 업계가 성수기 맞이로 분주하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0년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지난해 3조원대로 성장했다. 패션업계의 장기 침체 속에서도 매년 2000억원 안팎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업계 내에서는 아웃도어·등산복 시장을 밀고 골프웨어가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타깃 연령대도 훅 내려갔다. 중장년층이 주 대상이었던 아웃도어와 달리 골프웨어 업계는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골프 대중화로 젊은 골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이 골프 패션을 이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30대들은 기능은 물론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을 선호함에 따라 업체들은 '선망이 되는 모델'(워너비 모델)을 앞세운 마케팅 전쟁을 한창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K2의 '와이드앵글'이다. 지난 2014년 아웃도어 시장에 집중하던 K2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골프시장을 눈여겨 보고 젊은 감성으로 무장한 브랜드 와이드앵글을 론칭했다. 신규 브랜드의 약점인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배우 김사랑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타깃 층의 경제력을 감안해 경쟁 브랜드보다 최대 50% 이상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서 2030세대의 입소문을 탔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2014년 하반기 150억원으로 출발했던 매출은 3년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장 수도 올 연말까지 22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와이드앵글 측은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골프웨어 브랜드로 성장했다"면서 "특히 여성들의 워너비 모델인 김사랑을 기용하면서 30%에 불과했던 여성 소비자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패션기업형지의 까스텔바쟉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예뻐야 골프다'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내세우고 배우 이하늬와 함께 일상과 골프웨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컬렉션을 매 시즌 내놨다. 이하늬의 건강미와 특유의 경쾌한 에너지를 브랜드 라인에 녹여내 '허니(HONEY)라인'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모습이다. 젊은 골프족들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출시된 까스텔바쟉은 2년 반만에 매출 1200억원의 빅브랜드로 성장했다.
레노마골프 모델에 발탁된 배우 한채영
매출 부진의 늪에 빠진 레노마골프 또한 스타일과 몸매를 강조한 모델을 새롭게 선정하며 재기를 꿈꾸고 있다.
지난 2016년 적자브랜드 레노마골프 사업권을 인수한 한성에프아이는 배우 한채영은 브랜드 새 얼굴로 발탁한다고 발표했다. 3년간 매출 정체를 면치 못했던 레노마골프는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남녀 모두에게 호감인 배우 한채영과 손잡고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패셔니스타' 골퍼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블랙야크가 이달 공개한 골프웨어 브랜드 '힐크릭'은 한예슬을, 글로벌세아 S&A 또한 신생 브랜드 '톨비스트'는 배우 고준희를 각각 기용해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선수가 직접 참여했던 과거 트렌드와 달리 20~30대 골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맵시와 디자인을 강조한 패션 트렌드가 인기"라며 "특히 여성 소비자들에게 선망이 되는 인기 여배우를 내세워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