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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투베의 대형 계약, ML 2루수 잭팟은 이어질까
입력 2018-03-20 13:01  | 수정 2018-03-20 15:11
호세 알투베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7년 1억635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일(한국시간)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2루수 호세 알투베(28)와의 1억6350만달러 규모의 7년 계약을 발표했다.
휴스턴은 기존 2년 구단 옵션(2018년 600만달러, 2019년 650만달러)의 기존 구단 옵션(1250만달러)을 실행하고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5년 1억5100만달러 계약이 적용된다. 2020년부터 연도별 연봉은 매년 2600만달러다. 여기에 2100만달러의 사이닝 보너스가 붙는다. 그래서 연평균으론 2334만7143달러다.
메이저리그 선수 계약을 전문으로 다루는 코츠베이스볼컨트랙트닷컴에 따르면 알투베의 이번 계약은 총액 기준으론 역대 21위, 연 평균으론 27위에 해당한다. 2루수로는 연 평균 기준 로빈슨 카노(24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다.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는 연봉 면에선 그렇게 좋은 자리가 아니다. 2루수 평균 계약 금액 3위 이안 킨슬러는 1500만달러로 카노, 알투베와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가 난다.
1985년 이후 33시즌 동안 메이저리그 연봉 1위 선수를 포지별 별로 구분하면 3루수가 12명으로 가장 많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9시즌이나 1위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로드리게스 외에도 1980년대 최대 스타로 꼽혔던 마이크 슈미트가 두 번, 바니 보니야가 한 번 연봉 랭킹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론 외야수(8명), 선발투수(6명), 유격수(4명), 1루수·지명타자(3명) 순이다. 2루수는 포수와 함께 33년 동안 한 번도 연봉 1위를 배출하지 못한 포지션이다.
범위를 10위 이내로 늘리면 어떨까.
1985년부터 2017년까지 2루수가 연봉 톱 10안에 포함된 시즌은 딱 세 번 뿐이다. 메이저리그 2루수 통산 홈런 기록에 도전하는 카노가 2014년 장기 계약에 성공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해는 10위였다. 그리고 카노 이전엔 시카고 컵스의 라인 샌드버그(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로베르토 알로마(6위)가 뛰었던 1994년이 유일한 시즌이다. 알투베의 휴스턴 대선배 2루수인 크레이그 비지오는 1997년 메이저리그가 아닌 내셔널리그 연봉 10위에 딱 한 번 올라봤을 뿐이다.
메이저리그 연도별 최고 연봉 선수

2루수는 포수와 함께 거의 매년 메이저리그 야수 평균 연봉 랭킹에서 바닥에 위치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왕년의 홈런왕 랠프 카이너는 방송 해설자 시절 ‘홈런 타자는 캐딜락을 타고 똑딱이 타자는 포드를 몬다고 말했다. 카이너의 명언은 2루수 저연봉 현상을 설명해 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2루수는 제프 켄트다. 켄트의 377홈런은 포지션 별로는 유격수 어니 뱅크스(345개) 다음으로 적다. 한 시즌에 30~40개 홈런을 치는 2루수는 가끔씩 나온다. 하지만 홈런 파워를 꾸준히 보여주는 2루수는 매우 드물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민첩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거구의 선수에게는 맞지 않는 포지션이라는 고정관념도 있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31시즌 동안 20+홈런 2루수는 연평균 3.5명만 배출됐다. 1988년과 1994년엔 단 한 명도 없었다. ‘스테로이드 시대로 불리던 1980년대 후반~2000년대 후반에도 20홈런 2루수는 드물었다.
카노가 2013년 시즌 뒤 당시로선 역대 세 번째 규모였던 10년 2억4000만 달러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 파워 히터 2루수 품귀 현상이다. 카노는 검증된 홈런 타자였고, 2013년 20홈런 이상을 친 2루수는 세 명밖에 없었다. 이듬해엔 두 명으로 줄었다.
메이저리그 연도별 20+홈런 2루수

올해 알투베는 역대 2루수로는 카노 다음 가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2루수 포지션의 잭팟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2루수의 고전적인 약점인 파워 수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선 20개 이상 홈런을 친 2루수가 무려 12명이나 나왔다. 사상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에도 역대 공동 2위인 9명이었다.
웨이터트레이닝과 어퍼스윙이 강조됨에 따라 더 많은 타자들이 홈런을 치고 있다. 168cm 단신의 알투베도 스윙 각도를 조절해 최근 2시즌 연속으로 24홈런을 때려냈다. 새로운 홈런 타자 2루수의 시대에 체격으론 파워 히터가 거리가 먼 알투베의 성공은 이 점에서 유쾌하다. didofidomk@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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