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모텔 가자" 제자 성추행 의혹에 교수 목숨 끊은 한국외대서 또 미투 폭로
입력 2018-03-19 11:14  | 수정 2018-03-19 14:04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대학·경찰 조사를 받던 교수가 최근 숨진 한국외국어대에서 또 다른 교수의 제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19일 오전 00시 30분 이 대학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지 '한국외대 대나무숲'에는 A학과 B교수의 성희롱·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글이 올라왔다. A학과 강사라고 밝힌 제보자는 "(대학원생 시절인)2008년 이후 수년간 B교수로부터 성희롱과 추행을 겪어 왔다"고 폭로했다.
제보자는 "당시 논문 때문에 힘들어 하던 나를 도와주겠다며 연구실로 부른 B교수가 몸을 밀착시켰고 밥을 먹자며 차에 태워 '모텔에 가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강의를 배정받은 지 얼마 안 돼 간 학과 MT에서는 "B교수가 마구 껴안고, 입 맞추려 하고, 주방 옆 방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다"고도 언급했다. 학위를 받은 뒤 B교수와 같은 학회에서 일하면서도 성희롱은 지속됐다고 제보자는 썼다. 제보자 앞에서 정장바지를 벗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거나 가방을 챙기려는 제보자를 "그냥 가려고?" 하며 뒤에서 끌어안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최근까지도 학회에서 마주친 B교수가 '어느 새끼랑 살기에 이리 얼굴이 좋아지냐, 그 새끼가 아주 잘 해주나 보다, 부럽다 부러워'라 말하며 추근덕거렸다"고 덧붙였다.
B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특정 지역 전문가로 방송 프로그램에 수 차례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이날 오전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서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제보자의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입힌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며 모교와 동료 교수님,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학 재학생들은 지난 14일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서 또다른 교수가 제자들에게 "남자친구랑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나""다리가 늘씬한게 시원해서 보기 좋다"는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어깨동무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고발한바 있다. 해당 교수는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희래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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