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자 성추행 의혹 외대 교수 숨져… 조민기 이어 두번째 `미투발 극단적 선택`
입력 2018-03-18 14:54 

피해 학생들의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로 제자 성추행 의혹을 받아온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폭력 가해자로 의심받아온 인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제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최근 유명을 달리한 배우 조민기 씨 이후 두번째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17일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언론을 통해 제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우리 대학 A교수가 오늘 유명을 달리했다"며 "유가족과 같은 학과 교수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외출에서 돌아온 가족에 의해 발견됐으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거의 명백하다"며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학 측도 A 교수와 관련된 조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학교 재학생들은 지난 14일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서 A교수가 제자들에게 "남자친구랑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나""다리가 늘씬한게 시원해서 보기 좋다"는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어깨동무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고발했다. A 교수의 죽음이 밝혀진 후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제보자들은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18일 새벽 1시께 게재된 글에서 작성자는 "제보자들은 아무 잘못이 없음을, 누구도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학생들은) 자살해서 사죄하라는 따위의 요구를 한 적이 없습니다"고 말했다. 이 작성자는 이어 "(A 교수의) 극단적인 선택이 죽음을 통해 그가 마땅히 짊어져야 하는 과거 행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안긴 행위"라고 망자를 비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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