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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스케치] "어떻게든 올라오라" 추신수가 최지만에게 전한 메시지
입력 2018-03-16 07:51  | 수정 2018-03-16 08:28
최지만과 추신수가 국가 연주 시간에 나란히 서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밀워키 브루어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캑터스리그 경기가 열린 16일(한국시간) 서프라이즈 스타디움.
등번호 65번을 단 브루어스 선수와 등번호 17번의 텍사스 선수가 필드 반대편에서 몸을 풀고 있다가 서로를 보더니 필드 가운데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친분이 있는 양 팀 선수들이 인사를 나누는 방식이다. 몸을 푸는 척하며 필드 가운데로 서로 달려와 짧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65번 선수가 먼저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17번 선수는 상대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와중에 시작된 국가 연주. 두 선수는 필드에 나란히 서서 유난히 심한 바람에 펄럭이는 성조기를 지켜봤다.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국가 연주 시간에) 맞춰서 간거다."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그때 서서 이야기하며 안부도 묻고 그랬다. 3~40초밖에 안됐지만, 많은 것을 물었다"며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안부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두 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선배를 만나서 너무 좋았다. 선배들이 많이 (한국으로) 돌아가셔서 지금은 몇 없지 않은가"라며 이날 대선배와의 만남에 대해 말했다.
둘은 이날 경기에서 안타없이 물러났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이 3타수 무안타,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추신수가 최지만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둘 다 성적은 무안타였지만, 타격 내용은 좋았다. 먼저 1회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상대 선발 브렌트 수터의 초구를 받아쳤는데 이것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다 담장 앞에서 좌익수에게 잡혔다. 2회에는 날카로운 타구가 2루수의 점핑 캐치에 걸렸다. 최지만은 잘 맞은 타구 두 개가 펜스 앞에서 잡혔다. 수비에서 몇 차례 좋은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는 텍사스가 6-5로 이겼다.


최지만은 "욕심을 부렸다.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공을 띄워봤다. 내가 잘 맞았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아프지않고 즐겁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아웃은 됐지만 좋은 타구가 나왔기에 타율 걱정은 안한다"며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지금은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하기는 그렇다.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며 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행중이다.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며 느낌을 보고 있다. 시즌이 다가오면 중간점을 찾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완벽한 것은 이야기하지 못한다. 대신 최대한 가깝게 하려고 한다. 생각대로 잘되고 있다. 이정도 느낌과 적극적 스윙이 이렇게 빨리 나올 거라 생각 못했다"며 진행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6년 에인절스와 텍사스의 경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선수. 사진= MK스포츠 DB
두 선수는 같이 유니폼을 입고 필드에 섰지만, 처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 추신수는 텍사스의 주전 지명타자, 최지만은 밀워키의 초청 선수다.
최지만은 "선배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어떻게든 올라오라'고 해주셨다"며 선배가 전한 메시지를 소개했다. 다시 한 번 빅리그에서 뛰는 후배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소망이 담겨 있었다.
추신수는 후배에 대해 "잘하고 있다. 기량은 있는 선수인데 기회가 와야한다. 기회가 없어서 그 실력을 못보여준 것이지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밀워키 구단 사정은 내가 잘 모르지만, 내가 물어볼 수 있는 것은 아픈 곳 없이 마무리 잘하라는 것밖에 없었다"며 후배가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greatnemo@maek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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