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상선·SM상선, 해운재건 명분 놓고 `공동운항` 신경전
입력 2018-03-14 17:53 

정부의 해운 재건 5개년 계획 발표가 미뤄지는 가운데 양대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이 미주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할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주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하자는 SM상선의 요청을 현대상선이 거부하자 SM상선이 현대상선이 제기한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SM상선은 14일 '현대상선 협력불가 주장 관련 SM상선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상선은) 현재 채권단 관리 하에 대한민국 해운산업 재건이라는 사명을 위해 수조원의 혈세가 이미 투입됐고, 내년부터 그동안 미뤄온 고용선료 계약 등의 추가로 천문학적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며 "현대상선에서 SM상선과 협력이 불가한 5가지 이유를 제시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상선은 SM상선과 미주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하면 미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고, 해외 화주와 협력 선사들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며 재차 거절했다. SM상선이 지난해 말 공동운항을 제안하자 현대상선은 올해 초 거절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SM상선은 "현대상선이 주장하듯 미국의 경쟁금지법에는 선사 간 협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며 "현재 2M뿐 아니라 현대상선 등도 공동운항·선복교환 이상의 협력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SM상선은 출범 이후 해외 유수 해운 전문매체, 컨설팅회사, 화주 등으로부터 역사상 유례없는 빠른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화주들의 SM상선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는 것이 방증"이라며 화주들이 SM상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현대상선 측 주장에 맞섰다.
SM상선이 무차별적으로 노선·영업을 확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SM상선은 한진해운으로부터 미주서안 5개 노선을 양수했지만, 현재 미주서안 1개 노선을 운영 중"이라며 "이와 반대로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 노선에 공급량을 34%나 확대해 운임시장 안정화를 저해했고, 과거 한진해운이 수십 년간 개발한 화주·화물을 무기력하게 해외 선사로 유실했다"고 꼬집었다.
규모에서 격차가 커 공동운항이 어렵다는 현대상선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신뢰도와 운임율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M과 협력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선복량도 2M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SM상선이 현대상선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아닌 협력을 통한 한국 해운 재건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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