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에서?…靑 "유력한 대안 중 하나"
입력 2018-03-11 17:12  | 수정 2018-03-18 18:05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장소로 판문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중립지대 격인 데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지역으로 남아 있는 냉전의 상징이라는 측면이 그 근거로 제시됩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스위스·스웨덴·제주도 등 장소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판문점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기정사실이 된 시점이 지난 9일이고, 최종적인 장소 결정은 북미 양측이 결정할 문제라는 점에서 장소를 특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물론 외신까지 판문점을 최적의 회담 장소 중 하나로 꼽고 있고, 판문점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국제사회와 공개적인 소통 행보를 보인 적이 없는 김 위원장이 해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그나마 경호 측면에서 여러모로 유리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판문점으로 결정될 공산이 작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정상회담 장소와 '로지스틱'(수송지원)에 대한 숙고에 들어갔다고 전하면서 "가장 확실한 장소는 판문점 평화의 집"이라는 국무부 고위관리의 언급을 전했습니다.

판문점 평화의 집은 판문점 남측지역 건물로, 다음 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예고된 곳이기도 합니다.

NYT는 회담 장소는 대표단 규모와 구성, 논의 어젠다와 함께 해결해야 할 수많은 이슈 가운데 하나라면서 대표단 수송 등 로지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간 수차례의 예비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국무부 관리가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도 9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스웨덴, 스위스, 중국 베이징, 판문점, 국제 공역상 선박 등을 거론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리사 콜린스 연구원은 AP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70년간의 역사적 앙금이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장소, 그리고 두 나라의 차이를 너무 과도하게 표출하지 않는 장소가 최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담한다면 분단의 상징을 평화의 상징으로 바꾸는 엄청난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장소 문제는 안전 등 고려사항을 감안해 북미 양국이 더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상회담 장소는 전적으로 북미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중재역'으로서 사실상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인 우리 정부의 목소리도 상당 부분 반영될 공산이 큽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욕 채널을 비롯한 여러 채널로 북미가 직접 얘기할 것"이라면서도 "장소·의제 등은 우리와 상의하고 우리 정부도 의견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국내외 언론을 통해 회담 장소가 경쟁적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로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제 문제는 두 사람의 첫 번째 만남의 시간과 장소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라며 "모두 정하는 데 몇 주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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