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꼼꼼뉴스] 안희정, 논란의 일주일…'잠룡'에서 '성폭행 의혹' 휩싸여
입력 2018-03-09 15:24  | 수정 2018-03-16 16:05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MBN


"대통령 선거에 나오면 투표하려고 했었는데, 진짜 너무 실망 많이 했어요."
"믿음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번 일 때문에 너무 실망스럽고…."


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향한 지역 민심은 싸늘합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신망이 높았던 만큼 실망감과 배신감이 더 컸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그는 잠적 나흘 만인 지난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하며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수사를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대선 잠룡에서 비서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지난 일주일을 꼼꼼하게 정리해봤습니다.

▲ 2018년 3월 5일= 수행비서 김지은 씨 "안희정, 8개월간 4차례 성폭행" 폭로

충남도 공보비서 김지은씨 /사진=MBN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지난 5일 JTBC의 보도에서 불거졌습니다. JTBC는 지난 5일 안희정 전 지사가 공보비서인 김지은 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씨는 이 보도에서 안 전 지사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으며, 수시로 성추행도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외 출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대화 내역이 자동으로 지워지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JTBC 인터뷰에서 "안 지사가 지난달 미투 운동이 한참 사회적인 이슈가 된 상황에서도 그에 대해 '상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날까지도 성폭행이 이뤄졌고,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습니다.

▲ 2018년 3월 6일= 안희정 전 지사 SNS서 사퇴선언 "정치 활동 중단하겠습니다"

안희정 전 지사, SNS서 사퇴선언 /사진=MBN

다음 날인 6일 0시 49분께 안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정치 활동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습니다.

또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을 올린 직후 안 지사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 2018년 3월 6일= 안희정 전 지사 및 정무부지사 등 정무직 10여명 사표 수리


6일 오전 안 전 지사는 사임통지서를 제출했고 충남도의회는 지체없이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윤원철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미디어센터장, 공보·수행비서 등 정무직 10여 명도 안 전 지사와 함께 물러났습니다.

한편, 이날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6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안희정 도지사의 사퇴서가 수리되면 제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아 도정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궁 부지사는 "안희정 도지사의 사퇴서가 수리되면 제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아 도정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하며 "심려를 끼쳐드려 행정부지사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 2018년 3월 6일=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피해자 측,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 제출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공보비서 김지은 씨는 지난 6일 검찰에 안 전 지사를 고소했습니다.


김 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장윤정 변호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을 찾아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고소장에는 안 전 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위계 등 간음' 혐의가 적시됐습니다.

장 변호사는 고소장 제출 후 취재진과 만나 "피해자의 가장 중요한 뜻은 이 사건이 공정하게 수사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피해자와 가족, 지인들에게 어떤 형태로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 2018년 3월 6일= 민주당, 안희정 전 지사 제명…'속전속결' 초강경 조치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전 지사 제명 /사진=MBN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성폭행 의혹에 휘말린 안 전 지사의 제명을 결정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보도가 나온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진 '속전속결'의 초강경 조치로 사건이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민주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공보비서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지사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습니다.

백혜련 대변인은 회의가 끝나고 브리핑에서 "논의 결과 당헌·당규와 윤리규범 따라 윤리심판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안 전 지사의)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2018년 3월 7일 = 안희정 전 지사 법적 대응 예고…측근 "변호사 선임할 것

지난 7일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전 지사의 측근인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7일 "어제 하루 동안 안 전 지사와 변호사 선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규모는 2∼3명 정도"라며 "이르면 오늘 점심 이후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기자들에게 변호인단 구성 등 앞으로 일정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엇보다 김지은 씨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 식구였던 사람이고, 어떤 정무적 활동도 하고 있지 않은 것 역시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2018년 3월 7일= 안희정 전 지사,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서 기자회견 공지

안희정 전 지사 /사진=MBN

행방이 묘연했던 안 전 지사가 국민 앞에 설 뜻을 밝힌 것은 지난 7일이었습니다.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국민, 도민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밝히며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을 알렸습니다.

지난 5일 저녁 성폭행 보도 이후 종적을 감췄던 안 전 지사는 이날 측근을 통해 변호사 선임 및 기자회견 개최 방침을 밝히는 것으로 이틀 만에 입을 열었습니다.

안 전 지사는 8일 오후 3시께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었습니다.

안 전 지사는 당초 측근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소한 도민 앞에 나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였습니다.

▲ 2018년 3월 7일= 검찰이 직접 수사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 4명으로 수사팀 구성

지난 7일 검찰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직접 수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피해자 의사, 관할, 신속한 수사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서울 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가 맡게 됐으며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4명으로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이날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도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2018년 3월 7일= 검찰,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장소 지목된 마포 오피스텔 압수수색

검찰, 안희정 전 지사 오피스텔 압수수색 /사진=MBN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7일부터 범행 장소로 지목된 오피스텔에서 증거 수집에 나섰습니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전날 안 전 지사의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성폭행당한 장소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수사관 10여 명이 건물 1층 전산실에서 출입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고, 실제 범행 장소로 추정되는 6층 사무실 내부도 들여다봤습니다.

이 영상에는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 전 지사가 먼저 24일 밤 오피스텔에 들어가고, 이어 김씨가 25일 새벽에 들어갔다가 몇시간 후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18년 3월 7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7차례에 걸쳐 성폭행·성추행"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7차례에 걸쳐 성폭행·성추행" /사진=MBN

지난 7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또 나왔습니다.

JTBC는 지난 7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가 1년 넘게 안 전 지사로부터 수차례의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는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로, 안 전 지사는 2008∼2010년 이 연구소 소장을 지냈습니다.

A씨는 "2015년 10월 연구소 인근 행사 뒤풀이 장소에서 안 전 지사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처음 성추행을 했고,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호텔로 불러 성폭행하는 등 7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A씨는 방송에서 "당시 안 전 지사의 절대적 지위 때문에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안 전 지사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2018년 3월 8일 = 기자회견 '돌연' 취소 그리고 검찰 소환 요청


지난 8일 안 전 지사는 오후 3시에 예정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1시께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서 "검찰 출석 전 국민과 충남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리려 했지만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여성단체 등의 거센 비난과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임원정규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취소를 알리는 문자메시지에도 검찰 수사에 대한 내용만 있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없었다"고 규탄했습니다.

또한 충남도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오후 2시 30분께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기자회견 취소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충남 공직자로서 피해자에게 머리숙여 사과하며, 안희정은 국민과 도민 앞에 먼저 사과하고 즉시 자진 출두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2018년 3월 8일= 안희정 전 지사 결국 ‘출국금지 …대권 주자의 몰락

지난 8일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고소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안 씨를 소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지사의 소환을 서둘러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는 감안하겠지만, 정해진 수사 절차가 우선”이라며 증거부터 충실히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2018년 3월 9일= 안희정 전 지사 검찰 자진출석…"국민과 도민 여러분께 죄송"

검찰 자진출석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MBN

지난 9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잠적 나흘 만인 9일 검찰에 자진출석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말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수사를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이 저에게 주신 많은 사랑과 격려,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끝으로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검찰청사로 들어갔습니다.

▲ 2018년 3월 10일= '비서 성폭행' 안희정 전 지사, 조사 끝 귀가…김지은에 "미안하다"

안 전 지사는 잠적 나흘 만에 검찰에 출석해 9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 10일 오전 귀가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9일 오후 5시께 자진 출석한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10일 오전 2시 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날 안 전 지사는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겠다.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께 정말로 죄송하다"고 답했습니다.

안 전 지사는 또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진 출석한 배경을 묻자 안 전 지사는 "(검찰의) 소환을 기다렸습니다만 견딜 수가 없게…"라며 말을 흐린 뒤 미리 준비한 흰 K5 차에 올라 자리를 떠났습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정부비서 김지은 씨는 검찰에서 23시간 30분에 걸친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습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9일 오전 10시께 김씨를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뒤 10일 오전 9시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날 김씨의 고소 대리인 정혜선 변호사는 안 전 지사의 자진출석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피해자(김씨)가 담담하게 진술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전 지사의 출석으로 조사가 잠시 중단된 데 대해서도 "(김씨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잘 진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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