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트럼프 관세 폭탄` 맞은 철강업계, 주가 빨간불 켜지나
입력 2018-03-09 13:39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철강업계를 덮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굳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확대가 실적에 미칠 영향에 긴장한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씩 관세를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는 앞으로 15일 뒤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재의 약 88% 제품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여기에 25% 상당의 세금이 더 내게 된 것이다.
관련 종목들은 불안심리를 반영해 코스피가 35포인트 이상 오른 상승장 속에서도 하락하고 있다. 세금 폭탄에 대형 시장인 미국 수출길이 막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해석이 반영됐다. POSCO는 9일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8000원(2.23%) 하락한 35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53%, 세아제강은 2.42%씩 떨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향 수출이 전체의 11%라는 점을 들어, 단기적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016년 미국이 주요 판재류 상품에 대규모 특별관세를 부과해 이미 미국 수출을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전체 매출 대비 미국 판매 비중이 3%, 현대제철은 4%에 불과하다.

일부는 국내 업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미국 시장에 대한 공급이 줄면, 가격 제품을 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철강 업체들과 캐나다, 멕시코 회사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인상할 것"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철강업체들도 가격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향 강관 수출 비중이 높은 세아제강은 비상이 걸렸다. 세아제강의 미국향 강관(송유관 등 내부에 빈 공간이 있는 봉) 수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28% 수준으로 의존도가 높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강관업체들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급감하면서 미국향 수출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사례가 있다"며 "국내 1위 강관 사업자인 세아제강은 그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 줄어들고, 수익성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촉발한 보호무역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세계 각국이 극단적 조치를 취하며 국수주의를 펼칠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제품 행정명령으로 시작된 보호무역 정책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지속할 것"이라며 "G2의 무역 마찰로 글로벌 교역량 감소 등 간접적 피해가 일어날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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