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새차 산 사람 또 새차 산다…車대출의 법칙
입력 2018-03-08 17:31  | 수정 2018-03-08 19:58
신한銀, 업계 첫 빅데이터 마케팅
신한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핵심 사업인 대출에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타깃 고객 마케팅에 나섰다. 자동차 구입비용을 빌려주는 자동차 대출상품인 '신한 마이카 대출'이 첫 번째 대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2년간 마이카 대출을 받은 고객 9만3000여 명의 나이와 대출 시기, 구입한 차종 등을 한데 모은 빅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이를 이용한 맞춤형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2010년 출시한 신한 마이카 대출은 올해 1월 기준 누적 취급액 4조5000억원, 취급 건수 23만7000건에 달하는 히트상품이다. 2017년 신규 대출액(1조4489억원)은 같은 기간 국내 모든 은행에서 이뤄진 자동차 대출액의 72%를 차지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마이카 대출을 두 번 이상 받은 고객(차를 산 후 또 다른 차를 구입한 고객) 중 절반이 넘는 57.2%가 30대였다. 20대 16.6%를 포함하면 73.8%로, 2030세대의 '세컨드 카' 구입 혹은 새 차 구매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대 고객은 '대출 심사→대출 신규'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6.6일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제일 길었다. 차를 사고 싶은 욕구는 크지만 다른 나이대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금력 탓에 실제 차를 구입하기로 결심하는 데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신차와 중고차 간 선호도가 명확히 갈리는 것도 눈에 띈다. 처음에 새 차를 산 사람이 다음에도 신차를 구입한 비율은 전체의 76%로 중고차(24%)를 압도했다. 반대 사례도 마찬가지로, 첫 차를 중고차로 선택한 사람 중 81%가 다음 차도 중고차를 골랐다. 마이카 대출을 받은 사람이 구입한 중고차의 평균 연식은 3.8년이었다.
신한은행은 이렇게 얻은 분석 결과를 활용한 맞춤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마이카 대출로 중고차를 구매한 고객에게 대출 만기 전에 선호도가 높은 출고 3~4년 차 중고차 구입을 추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대출을 받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20대 고객에게는 대출 심사가 끝나면 은행 직원이 직접 추가 안내를 하고 우대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향후에는 마이카 대출을 단순히 대출뿐 아니라 중고차 시세와 딜러 정보, 폐차업체 연결 등 자동차 구입부터 처분까지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 종합관리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번 분석은 마이카 대출을 만든 자동차 금융팀과 지난해 출범한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함께 진행했다. 국내 은행 최초로 빅데이터 전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빅데이터와 통계분석 전문가로 활동한 김철기 전 금융연구원 교수를 센터장으로 기용했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은행 중 처음으로 전국 영업점에 비치된 태블릿PC를 활용해 고객이 나이·직업·주소 등을 입력하면 비슷한 조건을 갖춘 다른 사람들의 월 저축액과 금융상품 보유 현황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빅데이터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마이카 대출에 이어 다른 대출상품에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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