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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왜?] 야구 경기 심판은 왜 4명일까
입력 2018-03-07 13:18  | 수정 2018-03-07 13:31
19세시 엘러지안필드에서 열린 야구 경기를 묘사한 그림. 심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수 뒤에 서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최민규 전문위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관하는 공식경기는 4심제로 치러진다. 포수 뒤에 주심이 서고, 1, 2, 3루에 한명씩 루심이 배치된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6심제다.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원칙적으로 1심제는 가능하다. 야구규칙 9.01은 총재는 1명 이상의 심판원을 지명하여 리그의 정규시즌 경기를 관장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년 이래 프로야구 경기가 1심제로 치러진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최초의 야구 경기는 1심제였다. 1845년 제정된 최초의 야구규칙인 니커보커룰은 2조에서 심판을 다룬다. 여기에는 회장이 심판 한 명(an Umpire)을 지명한다”고 규정된다. ‘총재가 아닌 ‘회장인 이유는 당시에는 리그가 없었기 때문이다. 니커보커룰은 뉴욕시의 니커보커스라는 클럽이 채택한 규칙이었다.
니커보커스는 1846년 6월 19일 경기장으로 쓰던 뉴저지주 호보큰의 엘러지안필드에서 뉴욕 나인을 상대로 최초의 야구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도 1심제로 치러졌다. 19세시 엘러지안필드에서 열린 야구 경기를 묘사한 그림에는 심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수 뒤에 서 있다.
20세기가 다가올 때까지 야구경기는 1심제로 치러졌다. 그런데 1898년 당시 유일한 메이저리그였던 내셔널리그가 야구 규칙을 개정한다. 기존의 심판(Umpire) 외에 보조 심판(Assistant Umpire) 한 명을 둘 수 있도록 했다. ‘심판을 가리키는 ‘엄파이어에 ‘주심이라는 뜻이 포함된 것도 이때부터다. 주심은 타자 뒤쪽에서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는 게 주 임무이며, 보조 심판의 위치는 1루수나, 2루수, 3루수 가까이로 규정됐다. 이 규칙은 2심제가 아닌 오늘날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 현행 야구규칙 9.03은 2명이나 그 이상의 심판원이 경기를 관장할 경우 1명은 주심으로, 나머지는 누심으로 지정한다”고 규정한다.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19세기 야구는 오늘날과 달랐다. 투수는 타자에게 치기 좋은 공을 정확하게 던져주는 포지션이었다. 야구의 송구를 ‘스로우(throw), 투수의 투구를 ‘피치(pitch)로 구분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타자는 치기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이러면 경기 시간이 늘어나고 관중은 지루해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타자가 치지 않은 공은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로 판정해 출루하게 하는 베이스온볼스가 도입됐다. 1887년에는 한 발 더 나갔다. 타자가 치지 않은 ‘치기 좋은 공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게 한 것이다. 콜드 스트라이크(Called Strike)의 도입이다. 이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이 생겼고, 주심의 주된 업무는 볼과 스트라이크의 구분으로 변했다.

그러자 심판의 업무가 과중해졌다. 인간의 눈으로 스트라이크존이라는 가상의 입체를 판정 기준으로 삼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오늘날에도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타자, 투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불만을 산다. 옛날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에는 심판의 위치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었다. 심판들은 주자가 출루하면 오늘날 사회인 야구에서 그렇듯 투수 뒤로 이동해 누상에서의 아웃/세이프 판정에 집중하곤 했다. 스트라이크존 도입 이후 심판은 판정을 위해 포수 뒤 자리를 떠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메이저리그는 스트라이크존 도입 이후 10년 가까이 지나 복수의 심판을 두도록 허용했다. 처음에는 2심제였지만 점차 4심제, 6심제로 발전했다. 그리고 주심의 자리는 포수 뒤로 고정됐다.
결국 야구 경기에서 심판의 수가 점점 늘어난 건 야구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시도의 결과였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새로운 규칙을 만드니 심판의 업무가 과중해졌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따랐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메이저리그는 ‘업무의 분리와 ‘고용의 확대라는 해결 방법을 찾았다. didofidomk@naver.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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