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출 규제 강화에 중도금 비율 대폭 낮추거나 없앤 분양 단지 등장
입력 2018-03-07 10:58 

정부의 대출 옥죄기가 본격화되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각 종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작년 10월 24일) 발표 이후 지난 1월 신축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는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수도권·광역시·세종)으로 줄었고, 보증기관의 보증 비율은 90%에서 80%로 감소했다.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대출을 거부하는 은행도 증가하는 추세다.
오는 26일부터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이 시범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금융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DSR은 채무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연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출 가능금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주택담보대출로 연간 2500만원을 상환해야 한다면 DSR이 50%가 된다. 하지만 이미 마이너스통장(5000만 원)이 있고 자동차 할부금을 매달 70만원씩 내고 있는 상황이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주택담보대출 2500만원에 마이너스통장 500만원(연간 10% 기준), 자동차 할부금 840만원(12개월 기준)이 더해져 총 3840만원(DSR 77%)으로 늘어난다. 만약 은행이 고(高) DSR 적용 기준을 70%로 정했다면 A씨는 추가 대출이 거절될 수 있다. 은행들이 이달 26일부터 6개월 동안 시범 운영 후 오는 10월부터 실제 대출이 제한되는 고(高) DSR 비율을 적용할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의 시각이다.

대출 받기가 어려지면서 분양률 제고에 비상이 걸린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아파트에 각종 금융혜택을 제공하며 수요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분양 시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비율로 계약조건이 정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질 경우 수요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분양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하고,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중도금 비율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단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효성은 이달 평택 소사벌지구 S-2블록에서 분양하는 '평택소사벌 효성해링턴 코트'의 분양 조건을 계약금 10%, 중도금 5%, 잔금 85%으로 조정했다. 이럴 경우 초기 자금 부담(15%)과 중도금 대출시 발생하는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4층, 25개동 전용 84~93㎡ 447세대 규모다.
반도건설은 대구국가산업단지 A4블록에 공급 중인 '대구국가산단 유보라 아이비파크 2.0'(지하 2층~지상 25층, 6개동 전용 74·78㎡ 527세대)에 계약금 계약시 1000만원 정액제(1차), 중도금 전액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 중도금 납부 유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서 분양 중인 '수지 성복 어반하임'(전용 69~84㎡ 58세대)은 계약금 10%, 중도금 0%의 계약조건을 내세워 중도금 대출 우려를 줄였다.
잔여분을 선착순 분양 중인 '독산역 롯데캐슬 뉴스테이'(지하 3층~지상 35층, 8개동 전용 59~84㎡ 919세대)는 계약금(전용 59㎡ 500만원·84㎡ 800만원)을 낮추고 중도금 없이 입주할 때 잔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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