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B브라질펀드, 高유가·금리인상 수혜…올해 수익률 17%
입력 2018-03-06 17:12 
◆ 공모펀드 돋보기 / 'KB브라질펀드' ◆
미국 증시를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브라질펀드가 '삼바춤'을 추고 있다. 올해만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12.25% 상승했고, 주요 증시가 낙폭을 키워간 지난 한 달 동안에도 2.05% 올랐다. 금리 인상기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는 금융주가 브라질 증시 대표 종목으로 대거 포진한 데다 원유, 철강석 등 최근 원자재값 상승도 호재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미국이 올해 3~4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 확산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란 점에서 설비투자에 따른 원자재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확산에 따른 과실을 향유하고픈 투자자라면 브라질펀드를 주목해서 봐야 할 이유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B브라질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4.48%로 국내에 설정된 1038건의 해외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린 최근 한 달 동안에도 2.72%의 수익률을 올려 시장 대비 선방했다. 1년과 3년 수익률도 각각 22.38%와 55.01%로 장기간 꾸준한 성적을 올린 점도 매력적이다.
해당 펀드는 브라질 운용사에 위탁운용을 맡겨 현지 사정에 맞게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브라질펀드들이 벤치마크 지수의 섹터별 비중을 추종해 주요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반면, 이 펀드는 현지 운용역이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경제 상황에 따른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는 '보텀업' 방식을 가미해 펀드를 운용 중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같은 금융주라도 내수 확산에 따른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소비자 금융에 강점이 있는 종목의 비중을 크게 가져간 것이 주효했다"며 "브라질 경제가 바닥을 딛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해 자유소비재 비중을 높였던 점도 벤치마크 지수를 상회하는 펀드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단일 업종 투자에 대해서는 최대 30%, 개별 종목은 10% 이내로 투자한도를 제한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주가 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28%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고, 소재(14.24%)와 에너지(12.59%), 유틸리티(8.77%) 등이 뒤를 이었다. 고유가와 금리 인상기에 주목받을 만한 브라질 기업들을 두루 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포트폴리오에서 8.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브라질 최대 은행 브라데스코 은행(8.37%)과 민간상업은행 이타우 우니방코(3.81) 등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적 지수 추종 운용을 자제하고 종목 집중도가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중장기 성과를 겨냥하는 펀드"라며 "브라질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의 초기에 있는 만큼 장기적 안목에서 지금이 저가 매수의 호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미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브라질 내수·원자재株 주목"
브라질 소비심리 회복 본격화…내년까지 증시 호황 이어갈듯
"브라질 경제 반등에 따른 경기 민감 내수주와 글로벌 철강 수요 확대에 따른 원자재 생산 기업들을 주목해서 살펴봐야 한다."
KB브라질펀드를 운용하는 김혜미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매니저는 브라질 증시에서 올해 주목해서 봐야 할 업종에 대해 묻자 이 같은 답을 내놨다.
브라질 경제가 2014년 6월 이후 8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25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경기 침체를 벗어났고, 경제 반등에 따라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등 인프라와 설비 투자 확대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면 관련 업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매니저는 올해 연초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브라질 증시가 내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기업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데다 정부의 재정 개혁과 투자환경 개선 등 시장친화적 정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서다.
김 매니저는 "브라질 증시는 정치 리스크로 인해 좋은 펀더멘털에도 상대적으로 억눌린 상태를 유지해 왔다"며 "오는 10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누그러지면 본격적인 개혁 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0월 대선 전까지는 상승 추세를 이어가더라도 변동성이 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력 후보였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부패혐의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출마가 막히자 후보가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매니저는 "연초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 회복을 바탕으로 회복세를 보인 브라질 증시는 단기보다는 장기 투자처로 더 유망할 전망"이라며 "10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개혁 정책은 이어갈 수밖에 없어 변동성이 크더라도 선거 전이 오히려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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