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디자인 한계에 스마트폰 시장 주춤…"해결책은 `폴더블 폰`"
입력 2018-03-06 16:59 
삼성전자의 '갤럭시S9'(왼쪽)과 LG전자의 'V30S 씽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층 향상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외형적인 변화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성장도 주춤한 상황이다.
6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0.8% 역성장했고 올해는 성장률은 2.1%에 그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는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4억1500만대로 집계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역시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5.6% 줄어든 4억800만대로 추산했다. 이는 가트너가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첫 감소세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갤럭시S9' 시리즈와 'LG V30S 씽큐(ThinQ)' 시리즈를 공개했다. 두 모델은 기존 모델에서 카메라 관련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으로 외관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시장은 향상된 카메라 기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국 바뀐 건 카메라뿐"이라는 반응이다. 제조사들이 테두리가 없는 디자인으로 더 큰 화면을 구현하면서 제품 간의 디자인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획일화됐다.

갤럭시S9(왼쪽)과 LGV30S 씽큐로 각각 동일한 제품을 AI카메라로 검색 시 나오는 화면

실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인공지능(AI)도 스마트폰을 구별하지 못한다. 갤럭시S9의 빅스비 비전으로 갤럭시S9을 촬영하면 휴대폰 케이스 찾아준다거나 아이폰을 검색해주는 등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 V30S 씽큐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이와 같다. 서울 마포구 소재의 삼성 디지털프라자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7) 씨는 "공대생으로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이 신기하고 재밌었다"면서도 "이전 버전과 비교했을 때 딱히 혁신적인 변화는 없어서 스마트폰 사용주기에 맞춰 의무적으로 신제품을 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합정역에 마련된 갤럭시S9 시리즈 체험공간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하모(28) 씨도 "새로운 기능들이 눈길을 끌긴 하지만 아이폰X나 갤럭시S8과 비교해서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의 외형 진화가 완성에 이르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폰'로 옮겨가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올해 MWC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은) 소비자가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도입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라고 언급하며 폴더블 폰에 대해 넌지시 알렸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 부사장 역시 "폴더블폰 개발은 수년 전부터 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에게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경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때 자신 있게 내놓으려고 준비 중"이라며 같은 견해를 내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주로 짝수 모델에서 큰 변화를 도입한 뒤 홀수 모델에서는 성능을 보완하는 식의 전략을 취해왔다. 이런 측면에서 갤럭시S9의 후속작에 폴더블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폴더블 폰을 별개의 라인업으로 가져갈지, 갤럭시S 시리즈로 출시할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폴더블 폰으로 외형적인 변화를 이뤄내기 전까지는 스마트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내년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변화는 폴더블 디자인, 전면 터치 디스플레이 등"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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