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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6년 만에 대권도전…안방마님에 달렸다
입력 2018-03-06 12:53 
5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1사 3루에서 롯데 듀브론트가 나종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계속 지켜봐야죠.”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6개 팀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스프링캠프를 둘러보러 온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도 롯데 전력이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 선수들도 이제는 우승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지난해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6년 만에 친정 롯데로 돌아와 팀을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이대호는 올해도 주장을 맡아 선수들에게 우승을 강조하고 있고, 최근 두산 베어스 한국시리즈 2연패의 주역이었던 민병헌도 롯데에 우승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신중한 성격인 조원우 롯데 감독은 우승후보라는 얘기가 나오면 그런 말씀 하지 마시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아직 불안요소가 많다는 게 조 감독의 얘기다. 물론 조 감독의 말도 맞다. 롯데는 포수와 3루수 포지션에서 아직 경쟁 중이다.
다만 3루수는 어느 정도 정리가 돼가는 분위기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올해 1차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19)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쪽이 장점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한동희는 안정적인 수비로 점차 신인 3루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5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한동희의 3루 수비를 지켜 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신인답지 않게 침착하다. 평범한 타구를 평범하게 처리하는 것도 능력이다”라고 높은 점수를 줬다.
김동한(30)과 신본기(29), 그리고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으로 귀국한 황진수(29)까지 3루 경쟁은 치열했지만, 조 감독은 한동희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모양새다. 물론 신본기는 유격수로도 나서고 있다. 롯데가 바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신본기가 유격수에 안착하고, 내야 멀티가 가능한 문규현(35)이 돌아가면서 내야 각 포지션을 커버해 주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동희가 3루수를 전경기로 나설 수 없는 현실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 신본기가 3루, 문규현이 유격수로 나서는 경기도 많을 것이다. 어쨌든 내야는 어느 정도 윤관이 드러났다.
3루와 달리 포수는 아직 점입가경이다. ‘나나랜드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지난해 2차 1라운더 나종덕(19)과 강민호의 FA보상선수로 입단한 나원탁(24)의 양자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둘 다 확실하게 주전포수감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 경험이 안방마님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데 둘 다 1군 경험이 거의 없다는 건 핸디캡이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감을 찾는 게 중요한데, 불안한 면이 보인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나종덕은 5일 LG전에서도 펠릭스 듀브론트의 폭투를 유발했고, 지난달 26일 SK전에서도 브룩스 레일리의 공을 놓치는 장면이 나왔다. 조원우 감독은 듀브론트 때는 사인미스였다. 듀브론트가 직구 사인을 잘못 보고 변화구가 들어와 실수했다”고 나종덕의 기를 살려주려 했다. 나종덕도 연습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히 말했지만 플레이가 위축될 우려는 분명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한창 훈련 중인 롯데 포수 나원탁.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일단 당분간 롯데의 안방은 나종덕과 나원탁이 번갈아 가면서 지킬 전망. 그러나 여의치 않을 경우 지난해 강민호의 백업 역할을 한 김사훈이 투입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제 시즌 개막이 20일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 포지션인 포수의 불확실성은 대권 후보의 무게감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분명하다. 한 전문가는 둘이 기대보다 자리를 잡지 못하면 롯데가 트레이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롯데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포수다”라고 지적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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