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추락사고는 안전작업구조물의 고정장치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해운대경찰서는 5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건물 내부에 매립된 고정장치인 앵커와 외부에서 결합한 슈브라켓 4개 모두가 지상으로 추락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건물 벽면 구멍 4개 모두에 타이로드(앵커 축)가 남아 있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클라이밍콘과 타이로드의 연결에 문제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정장치인 앵커의 연결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건물공사를 할 때 앵커를 매립하는 작업이 철근 작업과 콘크리트 거푸집 작업에 간섭을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앵커 일부분을 임의로 빼거나 조정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안전발판 구조물을 지지하는 고정장치인 앵커의 길이가 서로 다른 것도 있어 시방서상 앵커 제품과 시공된 제품의 동일성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이밖에 앵커 제품 자체의 결함, 유압실린더 및 호스 불량, 인상작업용 유압기 기기 불량, 인상작업 장치의 결함, 유압기 조작과실 등도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경찰은 엘시티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I사에 건물 외벽 전체공사를 맡겼으나 I사가 다시 5개 업체에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 보고 지금까지 8명을 소환해 사고 원인과 관련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작업일지, 도면 등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이며 최종 감식 결과와 관련자 수사를 통해 최종 추락 경위와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작업현장 안전관리 소흘 여부와 하도급 관련 적법성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감식결과가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어서 추락 사고 원인은 그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1시 50분께 해운대 엘시티 A동(아파트 동 최고 85층) 공사현장 55층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이던 공사장 구조물이 추락해 지상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1명 등 4명이 숨지고 57층에서 유압장치를 관리하던 작업자 1명, 사고현장 주변에 있던 레미콘 기사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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