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자를 춤추게 하면 `자석`이 될 수 있다
입력 2018-02-28 14:55 
박노정 교수

국내 연구진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 물질에 적외선을 쏘아 자석처럼 만드는데 성공했다.
박노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자기적 성질을 띠지 않는 물질로부터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자석으로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인 '몰리브덴황(MoS₂)'을 자석으로 만드는 데 적외선을 적용했다. 적외선의 영향으로 '황 원자는 한 방향으로 회전운동'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대칭이 깨진다. 이는 전자의 스핀 방향을 정렬시켜 몰리브덴황이 자성을 띠게 만들었다. 다시 말해,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원자가 자기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박 교수는 "적외선으로 포논(원자들이 흔들릴 때 전달되는 입자)을 생성해 전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라며 "포논은 고체 속을 흐르는 진동의 입자로 포논이 생기면 원자가 춤추듯 진동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적외선처럼 에너지가 낮은 파장의 빛으로 전자의 스핀을 조절할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이는 전자의 스핀 방향만 조절해 신호로 이용하는 전자공학, 스핀트로닉스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전자의 스핀으로 신호를 만들면, 전자를 직접 이동시키는 것보다 연산속도가 빠르고 저장용량이 크며 에너지 소비도 적은 전자소자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스핀트로닉스를 구현하는 물리학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2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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