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여간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에 편승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 여파로 경기도 입주폭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을 버티지 못하고 경기도로 떠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입주폭탄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입주량은 6만290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88.5%,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직전 5년 평균 대비 94.6%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다. 특히 최근 2기 신도시 조성이 활발했던 수도권 입주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1월 입주량은 3만1198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89.8%, 5년 평균 대비 127.4% 늘었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과 비서울 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경기도 입주량은 2만1583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20.8% 급증했고 5년 평균 대비 증가폭은 224.9%에 달했다. 인천은 5249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561.1%, 5년 평균 대비 509.6% 폭증했다. 반면 서울 입주 물량은 436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5.6%, 5년 평균 대비 29.8% 줄었다.
공급과잉 우려는 미분양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104가구로 전월 대비 1774가구 늘었다. 경기도는 8611가구로 전달과 비교하면 182가구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7596가구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택지 공급이 몰렸던 경기도 신도시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금이 떨어지고 입주자를 찾기 어려운 현상이 한동안 나타날 것"이라며 "전세금이 떨어지면 인구가 유입되면서 결국 반등이 이뤄지는데 지금 입주 물량 우려가 있는 지역들은 반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서울 수도권의 공급과잉 우려가 심화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집값·전세금 급등을 못 이기고 서울을 떠나는 '탈서울족'등이 늘어나는 공급을 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실제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울 인구는 2010년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2010년 1031만2545명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꾸준히 하락해 2016년에는 993만616명으로 1000만명 벽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985만7426명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인구는 매년 1~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인구는 1287만3895명으로 서울의 1.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교통망이 확충되고 신도시 생활편의시설이 자리 잡음에 따라 직장은 서울에 두고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011년 대비 1억417만원 오른 5억724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2억7837만원에서 3억2552만원으로 4715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주택 한 채 가격이면 경기도에서 두 채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집값 추이를 반영하듯 최근 서울시민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06%였던 경기도 아파트 매입자 중 서울 거주자 비율은 2015년 12.87%, 2016년 14.93%, 2017년 15.6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늘어나는 유입인구가 급증하는 입주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경기권 집값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서는 16만1992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현 인구에서 2%씩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올해 경기도 신규 유입인구는 약 25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모두 2인 가구라면 13만가구, 3인 가구라면 약 8만5000가구의 수요가 형성되는 것이다.
경기도로 유입되는 이주인구가 서울 주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올해 16만가구 입주로 엄청난 공급과잉이 현실화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수비율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경기도 아파트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경기권에서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는 상당하다"며 "특히 GTX, 신분당선 신설은 서울까지 이동 시간을 크게 줄여 경기권의 주거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입주량은 6만290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88.5%,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직전 5년 평균 대비 94.6%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1월 기준 최고치다. 특히 최근 2기 신도시 조성이 활발했던 수도권 입주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1월 입주량은 3만1198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89.8%, 5년 평균 대비 127.4% 늘었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과 비서울 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경기도 입주량은 2만1583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20.8% 급증했고 5년 평균 대비 증가폭은 224.9%에 달했다. 인천은 5249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561.1%, 5년 평균 대비 509.6% 폭증했다. 반면 서울 입주 물량은 436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5.6%, 5년 평균 대비 29.8% 줄었다.
공급과잉 우려는 미분양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104가구로 전월 대비 1774가구 늘었다. 경기도는 8611가구로 전달과 비교하면 182가구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7596가구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택지 공급이 몰렸던 경기도 신도시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금이 떨어지고 입주자를 찾기 어려운 현상이 한동안 나타날 것"이라며 "전세금이 떨어지면 인구가 유입되면서 결국 반등이 이뤄지는데 지금 입주 물량 우려가 있는 지역들은 반등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2011년 대비 1억417만원 오른 5억7246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2억7837만원에서 3억2552만원으로 4715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주택 한 채 가격이면 경기도에서 두 채를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집값 추이를 반영하듯 최근 서울시민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부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06%였던 경기도 아파트 매입자 중 서울 거주자 비율은 2015년 12.87%, 2016년 14.93%, 2017년 15.6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늘어나는 유입인구가 급증하는 입주물량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경기권 집값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에서는 16만1992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현 인구에서 2%씩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올해 경기도 신규 유입인구는 약 25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모두 2인 가구라면 13만가구, 3인 가구라면 약 8만5000가구의 수요가 형성되는 것이다.
경기도로 유입되는 이주인구가 서울 주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올해 16만가구 입주로 엄청난 공급과잉이 현실화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아파트 매수비율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경기도 아파트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경기권에서 내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는 상당하다"며 "특히 GTX, 신분당선 신설은 서울까지 이동 시간을 크게 줄여 경기권의 주거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