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년만에 신용도 상향…러시아펀드 다시볼까
입력 2018-02-26 17:33  | 수정 2018-02-26 19:31
3년 만에 '정크 등급'을 탈피한 러시아 신용등급 상향 이후 러시아 펀드에 쏠리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펀드는 최근 완만한 유가 상승과 정치적 불확실성 개선에 힘입어 3개월간 최고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국가신용등급 상향이라는 '호재'가 더해져 당분간 러시아 증시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러시아 펀드 평균 수익률은 9.23%를 기록해 국외 주식형 펀드 중 브라질 펀드(14.40%)에 이어 수익률이 두 번째로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시가 상승세인 베트남 펀드 수익률(8.62%)을 추월했다.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 상장지수펀드(ET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5.3%에 달한다.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11.65%),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펀드(10.91%),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펀드(10.63%)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펀드 수익률은 통상 원유 가격에 좌지우지된다. 원유를 팔아 나라 재정 상당수를 충당하는 국가 특성 탓에 기름값이 오르면 경제 전반이 살아나는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60달러 중반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는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원유 감산 합의를 이행하며 '저유가 시대 종언'을 외치고 있다.

지난 24일 단행된 러시아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러시아 펀드 수익률을 한번 더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4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장기·단기)을 'BB+·B'에서 'BBB·A-3'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2015년 경제제재 직후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으로 떨어졌으나 3년 만에 이를 탈피한 것이다. 유가가 반등하면서 러시아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이 생겨난 것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예정된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 역시 별 잡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분위기가 신용등급 상향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정학적 변수와 루블화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펀드를 사놓고 길게 투자하기보다는 짧은 관점에서 수익을 보고 빠져나오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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