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미들 `아슬아슬 베팅` 레버리지 투자 通할까
입력 2018-02-25 17:13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여파가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노리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다. 최근 코스닥지수가 하루에도 20~30포인트씩 오르내리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를 2270억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가 5353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외국인이 68억원 순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한 해 개인투자자의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순매수 대금(1173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하루 변동률의 2배까지 연동될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과 차입을 이용해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상승장에서는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그만큼 커질 수 있어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개인투자자가 최근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에 베팅하는 이유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정책과 실적 기대감이 아직 유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코스닥 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5일에는 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지수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 올 2분기에는 코스피·코스닥 중소형주를 통합한 KRX중소형주지수까지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규 투자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 또한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76% 상승한 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지난 9일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이 빠져나간 자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신라젠, 메디톡스 등이 대신하면서 셀트리온 이전 상장의 충격이 최소화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크다는 레버리지 ETF 특성상 한 번 손실을 입으면 복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레버리지 ETF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흔들지 않는 만큼의 일정 부분만을 들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레버리지ETF 투자는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변동성을 더 키우는 전략이기 때문에 위험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고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개인들이 원하는 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펀더멘털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낮은 종목에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 브리프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ETF를 비롯한 패시브 펀드에 전 세계적으로 8150억달러(약 88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임의 선택하는 액티브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7분의 1 수준(1150억 달러)에 머물렀다. 펀드 운용보수가 낮은 데다 10여 년에 걸친 글로벌 상승장 덕에 수익률까지 높아지자 패시브 펀드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된 셈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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