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출 1조 제약사 3개→7개 확대 전망…산업위상 강화는 "글쎄"
입력 2018-02-23 14:24 

지난해에는 실적 기준 연간 1조원 매출을 돌파한 제약사가 3개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최대 7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제약사 중에는 약품 이외 품목의 매출 비중이 더 크거나, 의약품 중에서도 판권만 확보한 도입의약품 비중이 적지 않아 매출 규모에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유한양행, 녹십자, 광동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할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콜마도 CJ헬스케어 인수를 마무리하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각각 지난 2014년과 2015년부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이 1조4622억원을, 녹십자가 1조287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광동제약이 지난해 1조1503억원(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의 매출을 올렸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1조클럽 가입을 시도하는 대웅제약, 종근당은 지난해 각각 9603억원, 88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내년 매출액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각각 1조569억원과 9522억원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91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재가입을 노리고 있다.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터뜨린 지난 2015년 1조3175억원의 매출로 제약업계 1위에 오른 바 있지만 이듬해인 지난 2016년 기술수출 계약이 변경되면서 매출규모가 88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도 제약업계 1조클럽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는 각각 8216억원과 52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순 합산한 1조3424억원의 매출 규모는 유한양행에 이은 제약업계 2위 수준이다. 제약업계는 한국콜마와 CJ헬스케어가 생산하는 의약품의 영역이 겹치지 않아 서로의 매출을 잠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제약사 수가 늘어나는 데 따른 산업의 위상 강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공룡 제약사로 등극할 전망인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해 매출 중 화장품 부문이 6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광동제약도 지난 2016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유통영업 부문과 생수영업 부문의 비중이 51.5%로 절반이 넘는다.
의약품 매출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제약사로부터 판권을 확보해 파는 도입의약품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의약품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 중에서는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매출 규모 순대로 상품매출 비중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지난 2016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유한양행의 상품매출 비중은 55.8%로 절반이 넘는다. 이어 녹십자 44.5%, 대웅제약(개별 기준) 39.14%, 종근당 37.1% 등이다. 한미약품은 상품매출 비중이 13.9%에 불과하다.
문제는 판권을 확보한 도입의약품의 제조사가 마음을 바꾸면 매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제약사가 10여년동안 공들여 도입의약품을 국내 시장 수위권에 올려놓은 뒤 재계약에 실패하고 판권을 경쟁 제약사에 넘기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형 도입품목을 뺏기면 다른 품목을 들여와 매출을 메꿀 수 있다"며 "스스로 개발하고 만들어 파는 의약품이 얼마나 많은지로 회사를 평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