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300억 횡령·배임 혐의` 이중근 부영 회장 기소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회사에 총 43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2일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이날 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임대주택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 이 회장의 3남이자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모씨 등 그룹 전·현직 임직원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부영주택과 동광주택 등 그룹 계열사 2개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 회장은 2004년 횡령 사건으로 구속기소됐을 때 실형을 피하려고 매제 명의 주식을 회사에 반환하기로 했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이를 지키지 않고 2007년 해당 주식(당시 1450억원 상당)을 본인 명의로 전환해 개인 세금을 납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횡령 공범인 매제에게 부과된 벌금과 세금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2년간 그에게 근무 기간과 급여를 부풀려 188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이중으로 지급하고 2010년부터 3년간 부인 명의 회사를 계열사 거래에 끼워넣어 155억원을 챙긴 점도 혐의에 포함됐다.

2013~2015년 임대주택 분양가를 조작해 폭리를 취한 혐의도 이 회장은 받고 있다. 검찰은 그룹 계열사들이 실제 들어간 공사비보다 높은 국토교통부 고시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를 매겨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이 회장은 2010년부터 7년간 아들이 운영하는 부영엔터테인먼트와 개인 소유 골프장 등 부실 계열사에 우량 계열사 자금 2300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2015년 개인 홍보용 책을 내기 위해 계열사 자금 246억원을 허위로 회계 처리한 뒤 사용한 혐의도 있다.
한편 이 회장 저술 활동을 돕는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를 받아온 김명호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이날 새벽 구속됐다.
그는 이 회장 개인 출판사인 우정문고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이 회장 저서 '6·25전쟁 1129일' 출간 과정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 N사를 소개해주고 우정문고가 지급한 인쇄비용 400억원 중 40억원 상당을 N사에게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N사 신 모 대표도 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같은 날 구속됐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