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 붙여도 끄떡없는 플렉시블 리튬이온배터리 개발
입력 2018-02-20 13:44 
불을 붙여도 타지 않는 배터리의 모습(위), 아래는 일반적인 리튬이온배터리의 모습.

국내 연구진이 불을 붙여도 폭발하지 않는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했다.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불 속에서도 터지지 않는 '안전성'과 마음대로 휘어지는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개념 '플렉시블(flexible) 전고체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는 크게 음극, 전해질, 양극으로 나뉜다. 현재 액체 전해질을 이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널리 쓰이는데 폭발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해질까지 모두 고체를 사용하는 '전고체전지'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주로 무기전해질(고체)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됐는데, 이 경우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전고체전지의 전해질로 유연성이 우수하면서 불이 잘 붙지 않는 '유기전해질'을 도입했다. 전해질의 상태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면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유연성까지 확보한 것이다. 이 교수는 "전지의 음극, 전해질, 양극 재료의 성질을 조절해 잉크 형태로 만들었다"며 "이 재료를 단계적으로 프린팅하는 공정을 수행함으로써 고온·고압 공정을 거치치 않고도 단위 전지가 직렬로 연결된 '바이폴라(전지에 음극과 양극 물질이 모두 포함된 구조로 전지 공간 활용에 유리)' 구조의 리튬이온전지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의 충전전압은 7.2V를 나타냈다.
가위로 잘라도 구동되는 배터리 모습
연구진에 따르면 장난감 자동차 위에 LED 램프를 켜고 전지에 불을 붙이는 화재 모사 실험도 진행한 결과 전고체전지는 불이 붙지 않았으며, 이와 동시에 LED 램프가 계속 켜짐으로써 전지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불을 붙이는 순간 발화됐다. 또한 전지의 일부를 가위로 잘라낸 뒤에도 LED 램프가 켜진 상태를 유지해 우수한 안전성을 보였다. 이 교수는 "안전성 향상 외에, 개발된 전지는 1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굽히는 시 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유연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향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이차전지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폭발에서 안전한 전고체전지 개발인데, 이번 연구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가위로 자르는 것은 물론 불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함과 동시에 우수한 유연성을 확보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 2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