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금회전율, 31년 만에 최저...경제 불확실성·성장 동력 약화 탓
입력 2018-02-17 06:54 
쌓여 있는 5만원권[사진=연합뉴스]
가계나 기업이 은행에 예금을 맡기고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예금 지급액/예금 잔액)은 19.1회로 집계됐다. 이는 18.4회를 기록한 1986년 이후 가장 낮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이다.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이라고도 부른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경제주체들이 예금을 은행에 예치해둔 채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9년에는 67회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0년대 들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000년대 말 소폭 반등하는 듯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34.8회를 끝으로 매년 내리막길을 탔고 결국 20회 미만까지 떨어지게 됐다.
통상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경제가 성장할 때 높아지고 둔화할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요구불예금 하락은 그보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 성장 동력 약화와 관련 깊다는 시각이 많다.
저금리에도 요구불예금이 하락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약발'이 제대로 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금리를 낮추면 경제주체들이 은행 예금을 줄이고 소비·투자를 늘려 경기가 활성화해야 하지만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을 때는 이 같은 경로가 작동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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