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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야 빅3…‘키플레이어’는 전준우
입력 2018-02-14 06:44 
롯데 전준우.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8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구축했다. 내부 FA로 F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손아섭(30)을 잡았고, 외부 FA로 시장에 나온 민병헌(31)과도 계약했다. 여기에 기존 전준우(32)까지 외야 라인업만 국가대표급이다. 빅3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분명했다.
이 밖에 지난 시즌 좌익수 포지션에서 번갈아 나오던 김문호(31)와 박헌도(32), 대주자와 대수비로 나왔지만, 미래의 리드오프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나경민(27)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이병규(35)까지 롯데 외야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빅3도 교통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전준우가 중견수, 손아섭이 우익수였는데, 민병헌도 전소속팀 두산에서 주로 우익수와 중견수를 봤기 때문이다. 외야 세 자리가 국가대표급으로 채워졌지만 누구를 좌익수로 기용해야 할지 고민이다.
가장 유력한 좌익수 후보는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이들 셋 중 가장 수비 센스가 뛰어난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민병헌도 좌익수로 나선 적은 없다. 전준우와 손아섭은 아마(대학·고교)시절까지만 해도 내야수였다. 손아섭도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손아섭은 프로 데뷔 초창기 좌익수로 출전했다. 당시 롯데의 우익수는 카림 가르시아였다. 전준우는 거의 중견수로 나섰다. 지난 시즌 초반 전준우가 우익수, 손아섭이 중견수로 이동하는 실험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일단 외야 수비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조원우 롯데 감독은 손아섭의 포지션 이동은 고려치 않는 듯 했다. 프로 초창기 좌익수를 봤지만 이젠 리그를 대표하는 우익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강한 어깨에 심심치 않게 홈을 파고드는 주자를 보살시키는 위력도 보였다. 이런 상황에 다시 좌익수로 이동시키는 건 선수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보통 외야는 중견수와 코너외야수 수비가 다르다고 한다. 코너 외야수는 휘어져 나가는 타구 판단이 중요하다. 특히 좌익수보다 우익수의 수비능력이 더 좋아야 한다는 게 통설이다. 중견수는 전체적인 타구판단과 수비범위가 넓어야 한다. 중견수를 보다가 코너외야수로 가는 경우 애를 먹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중견수와 코너외야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들도 많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전준우가 대만 카오슝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 훈련을 하고 있다. 수비력이 가장 뛰어난 민병헌을 중견수로 활용해 외야진의 중심을 잡겠다는 조원우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상대적으로 외야 세 포지션 중 좌익수의 수비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전준우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수 있다는 판단도 더해진 듯하다. 결국 팀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서 최상의 조합을 찾은 게 전준우 좌익수 이동이다.
전준우는 롯데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선수다. 2016시즌 9월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뒤에 바로 합류한 것도 전준우의 타격솜씨 때문이었다. 지난해는 시즌 초 왼쪽 옆구리 근육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었지만, 빠르게 회복 후 돌아와 110경기 타율 0.321 18홈런 69타점으로 자기 몫을 제대로 했던 선수다. 전준우의 성공적인 좌익수 이동이 이뤄진다면 롯데는 공수 양면에서 더욱 안정적인 전력을 취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이지만, 올 시즌 롯데 외야의 키플레이어는 전준우다. 전준우의 좌익수 정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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