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우슈비츠 생존자 아들, 美 하버드대 총장된다…"고등교육의 힘"
입력 2018-02-13 09:21  | 수정 2018-02-20 10:05
아우슈비츠 생존자 아들, 美 하버드대 총장된다
오바마·옐런·김용까지…한때 하마평 무성


"배를 타고 미국에 건너온 난민의 아들이 지금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 수 있었을까요. 고등교육만이 그것을 가능케 했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 하버드대의 차기 총장으로서 이민자 출신인 로런스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67)은 하버드대 총장에 선임된 이후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버드대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을 하버드대 제29대 총장으로 선임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카우 지명자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생존자인 어머니와 동유럽 망명자인 아버지를 둔 이민자 가정에서 나고 자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입니다.

그의 어머니는 가족 중에서 아우슈비츠에서 유일하게 생존했으며 열아홉 살 때 미국행 리버티호를 타고 전쟁의 폐허가 가득한 유럽 땅을 떠났습니다. 바카우 지명자의 아버지는 제정러시아 시절 유대인 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도망쳐 왔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카우 지명자는 이 같은 자신의 가정사를 상세히 언급하며 "지금의 성공을 가능케 한 것은 고등교육의 힘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 고등교육이란 대학교부터 이후의 교육과정을 의미합니다.

바카우 지명자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학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법학 학위와 공공정책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MIT에서 24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학장을 역임한 바카우 지명자는 이후 2011년까지 10년간 터프츠대 총장직을 맡았습니다.

그는 학교의 제도적 운영과 관리 면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카우 지명자의 선임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엘리트 교육기관들에 적대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와중 하버드대가 안정적 위기 관리 능력을 필요로 했다는 방증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습니다.

하버드대 측은 이날 회견에서 "고등교육과 연구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상황에서 바카우 지명자는 꼭 필요한 리더"라고 밝혔습니다.

하버드대의 역대 첫 여성 총장이었던 드루 길핀 파우스트 현 총장의 후임자로는 당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 유명인사들을 비롯해 '미투(Me Too)' '블랙라이브스매터(흑인인권운동)' 움직임을 반영한 여성 혹은 소수인종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김용 세계은행(WP) 총재도 한때 하마평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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