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00% 보너스…최대 실적 은행들 `돈 잔치`
입력 2018-02-11 18:26  | 수정 2018-02-11 21:53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은행과 금융지주가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주주 배당금과 직원 성과급을 대폭 늘렸다. 서민 대상의 대출영업을 통한 이자수입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연말연초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를 특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말 200%, 올 1월에 100%를 추가 지급해 직원 1인당 450만~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2조1750억원으로 전년보다 125.6%나 개선된 순이익을 거둔 만큼 추가로 성과급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다만 아직 KB 노조와 사측이 임금단체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지급 규모와 시점은 미정이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전년 대비 53.2% 증가한 2조1035억원의 실적을 달성하고 업계 2위에 오르면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말에 기본급의 200%를 지급했으며 관리자 이하 직원에게는 현금 200만원을 더 줬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2016년 민영화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성과급이 없다가 지난해 초 민영화 격려금을 지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3% 늘어난 당기순이익 1조3991억원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업계 순위가 1위에서 3위로 밀리기는 했지만 노사 합의와 초과이익 분배제에 따라 예년 규정대로 성과급이 지난해 말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 실적 덕분에 4대 은행 희망퇴직금 지급 규모도 크게 늘었다. 4대 은행의 지난해와 올해 초 희망퇴직자는 2400명을 넘어섰다. 실적이 좋아 희망퇴직금을 많이 제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희망퇴직자가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7월 총 1011명이 퇴직했다. 이에 따른 명예퇴직 급여는 총 3000억원으로 전년 1780억원보다 68.5%나 늘었다.
신한은행도 올해 700명이 퇴직해 지난해 280명보다 2.5배 증가했다. 명예퇴직금도 2240억원이 지급돼 전년보다 약 1000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은 400여 명이 퇴직해 연말 희망퇴직 비용으로 1550억원을 지급했다. 하나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7명이 퇴직하면서 희망퇴직금 930억원이 들었다.
배당금 규모도 늘리는 추세다. KB금융지주는 보통주당 1920원씩 총 7667억여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주당 1250원씩 총 4979억원을 지급한 것에 비해 54% 증가한 규모다. 다만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인 배당성향은 23.2%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0%로 높여가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올해 배당금도 2016년 주당 1050원에서 2017년에는 1550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 주당 300원을 이미 지급했으며 추가로 주당 1250원을 더 배당할 방침이다. 추가 지급 예정인 배당금만 총 370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368억원을 거둬들여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배당성향은 지난해 24.06%에 비해 올해 23.38%로 줄었지만 실적 개선으로 배당금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배당금을 공개하지 않았고, 신한금융지주는 주당 1450원에 배당금 총 6875억여 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다만 은행들이 '실적 잔치'에도 배당금 비중을 크게 늘리지 않은 것은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과 '국부 유출'에 대한 여론 악화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9)을 도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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