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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종영] 20부작은 버거웠나…늘어진 전개로 `도깨비` 아류 혹평
입력 2018-02-09 08:40  | 수정 2018-02-09 08:57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배우 김래원, 신세경의 로맨스로 기대를 모았던 '흑기사'가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했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에서는 문수호(김래원 분)가 불로불사의 존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몸으로 정해라(신세경)과 살아갔다.
샤론은 장백희(장미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후 정해라를 위한 마지막 옷 선물을 전했다. 그러나 문수호, 정해라는 샤론에게 받은 옷을 불태웠고, 샤론도 불타 없어졌다. 앞서 정해라의 전생인 분이가 "죽지말라"고 기원을 담은 반지를 녹인 은장도에 찔린 문수호는 영원히 사는 존재가 됐다. 정해라가 나이가 들어 백발이 된 후 세상을 떠나면서 두 사람은 이별했다.
'흑기사'는 방송 전부터 지난해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자 주인공이 특별한 능력을 갖고, 힘겨웠던 생활을 하던 여자 주인공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과 두 사람에게 얽힌 전생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 등이었다.

배우들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탄탄한 대본을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며 '흑기사'를 집필한 김인영 작가를 향한 신뢰를 보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남자가 사랑할 때', '적도의 남자' 등을 작업한 김인영 작가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도 컸다.
뚜껑을 연 '흑기사'는 연달아 혹평받았다. 방송 초반에는 김래원을 내세운 신세경과의 호흡이 보는 이들을 가슴 뛰게 했다. 그러나 문수호, 정해라가 가까워지거나 애정을 쏟는 장면이 반복돼 이야기 전개가 늘어졌다.
가끔은 민망할 정도로 달달한 대사를 전하던 김래원의 활용도 뒤로 갈수록 옅어졌다. 툭툭 내뱉는 로맨틱한 문장들로 최근 미니시리즈 중 긴 편에 드는 20부작인 '흑기사'를 끝까지 이끌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오른 성적도 덩달아 힘을 잃었다. 중반부터는 경쟁작들과 순위 싸움을 해야 했고, SBS '리턴'에 크게 밀리기도 했다.
악역으로 변신한 서지혜는 그나마 '흑기사'가 거둔 성과였다. 서지혜는 전생에서 현재까지 사랑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샤론으로 분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악행을 저지르다가도 엉뚱하고 어설픈 모습으로 '귀여운 악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지혜의 활약마저도 제자리 전개에 회차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빛이 바랐다. '귀여운 악역'은 어느덧 문수호, 정해라를 붙잡고 늘어지기만 하는 '진상 악역'이 돼버렸다. 서지혜가 부각될수록 정작 여자 주인공 신세경의 무게는 반감됐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결국 '흑기사'는 화려한 캐스팅과 흥행 작가의 조합으르도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라는 참신한 소재를 들고 나왔으나 이를 푸는 방식은 과거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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