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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역대 동계올림픽 화제의 사건·이슈…그리고 인물
입력 2018-02-09 06:28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강원 강릉시청 앞 광장에서 올림픽 성화가 점화되고 있다. 사진(강릉)=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구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눈앞에 다가왔다. 역대 최대규모의 동계올림픽이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규모다. 직전 대회인 2014 소치올림픽대회에는 88개국 2858명보다 4개국 62명이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화제와 이슈를 낳고 있다. 대회 직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 스캔들을 벌인 러시아의 참가를 불허했다. 구(舊) 소련 시절을 포함해 역대 22차례 동계올림픽에서 무려 9번의 종합우승을 거머쥔 러시아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도핑(금지약물 복용) 조작 스캔들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캐나다 법학자 리차드 맥라렌 교수에 의해 러시아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도핑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결국 평창에 개인자격으로만 참가하게 하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동계올림픽 최고흥행 카드인 아이스하키에서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의 출전이 좌절된 것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의 최대 악재였다.
하지만 북한의 참가로 평창에 대한 관심이 다시 급증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평창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내려진 극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평창 참가 과정에서 추진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이슈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기도 했다. 어쨌든 북한의 참가로 평창은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지리라는 기대가 충족됐다.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사모니에서 처음 열렸다. 이전까지는 동계 종목 중 일부가 하계올림픽에서 열렸다. 1908 런던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이, 1916년 베를린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 하키, 노르딕 스키가 열리기로 계획되었지만 제1차 세계 대전의 여파로 취소되는 바람에 열리지 못했고, 1920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서는 피겨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후 동계올림픽은 1992 알레르빌대회까지 하계올림픽과 같은 해에 열리다가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부터 다른 해에 열리면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 환경올림픽·최고 추위…1994 릴레함메르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1994 릴레함메르대회는 하계올림픽과의 분리로도 이정표를 찍은 대회지만, 역대 최고 추위와 환경올림픽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회건물을 모두 가건물로 건설했다가, 대회가 끝나기 무섭게 철거해 버려서 시설 건설비용을 감축하고 유지비용 및 관리비용을 없애 흑자올림픽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식당에서 사용하는 접시와 포크, 스푼을 감자 가루와 옥수수 전분을 압착해서 먹을 수 있게 만드는 등 대표적인 환경올림픽으로 기록돼 있다.
평균기온이 영하 11도였던 릴레함메르대회는 역대 최고 추웠던 대회로도 기록됐다. 하계올림픽을 포함해 올림픽 역사상 최고위도(61° 06' 53”)에서 열린 올림픽이나 강추위는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이번 평창 대회가 릴레함메르를 넘어 역대 최고 추운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릴레함메르에서는 한국이 남녀 쇼트트랙에서 메달 사냥을 하면서, 동계올림픽에서도 스포츠 강국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건 대회로도 알려져있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김윤만이 한국 스포츠 사상 첫 동계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딴 데 이어 남자 쇼트트랙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 오노 액션…2002 한일월드컵까지 이어지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은 쇼트트랙 최강자 한국에 상처만 남긴 대회였다. 특히 개최국 미국에 대한 유리한 판정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바로 오노 사건 때문이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 진출한 쇼트트랙 간판 김동성은 결승선까지 7바퀴 전부터 선두에서 여유롭게 1위로 통과했다. 전 대회 쇼트트랙 1000m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대회를 휩쓸고 있었기 때문에 김동성의 금메달은 당연해 보였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벌어졌다. 미국의 안톤 오노가 경기 중 김동성을 제치려다 손을 번쩍 든 것을 본 심판진이 김동성에게 실격 처분을 내렸고 금메달은 오노에게 돌아갔다. 오노는 자신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얄밉게 세리머니를 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와 해설자는 울분을 토했고 시청하던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결국 이는 곧이어 열린 한일월드컵에도 여파가 미쳤다. 공교롭게도 개최국인 한국은 대구에서 미국과 조별예선을 치었는데, 0-1로 뒤진 상황에서 안정환의 동점골이 터졌고, 안정환은 세리머니로 스케이트를 지치는 제스처를 취했다. 당시 축구대표팀 막내였던 이천수는 안정환의 뒤에서 손을 번쩍 드는 오노 역할을 맡았다. 미국에 두 방 먹인 세리머니였다.

김연아의 2014소치동계올림픽 연기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비에른달렌과 비트…그리고 김연아
동계스포츠는 숱한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바이애슬론 올레 아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6번의 올림픽에서 13개(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의 메달을 얻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올해 44세인 비에른달렌은 아쉽게도 이번 평창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그는 부인의 나라인 벨라루스 코치로 평창을 찾는다.
피켜스케이팅, 그중에서도 여자 싱글은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꼽힌다. 수많은 요정들이 동계올림픽에서 탄생했다. 소냐 헤니(노르웨이)는 1928년 생모리츠부터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1936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까지 전무후무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이후 은반의 요정 계보는 카타리나 비트(당시 동독)로 이어졌다. 비트는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비트 이후 여자 싱글에서 올림픽 연속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던 이가 바로 김연아다. 2010년 벤쿠버대회에서 김연아는 여왕 대관식을 치렀다. 아쉽게 소치대회에서는 석연치 않은 심판의 채점에 개최국인 러시아 소트니코바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피겨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가 세운 업적은 독보적이다. 쇼트, 프리, 총점에서 모두 11번의 세계 최고 기록을 수립했으며, 동계올림픽, 세계선수권, 4대륙 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등 4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기록, 세계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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