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잇따른 호재에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230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소폭 올랐다. 그러나 최근 8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을 보면 대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2일 287만6000원(종가 기준)으로 고점을 찍은 후 무려 57만원 이상 빠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같은 호재가 대부분 일회성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일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며 석방됐다. 총수 부재 장기화가 이어지던 삼성으로서는 호재였다. 그러나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0.46%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50대1의 파격적인 주식 액면분할도 발표했다. 이 소식으로 장 중 한때 8% 이상 급등했지만 장 막판 매도 물량이 몰리며 강보합에 그쳤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소식은 주가에 긍정적 이벤트이긴하나 기업가치 자체가 상승하는 요인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요인이지만 근본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이 부회장의 석방 또한 무죄판결 석방이 아닌 집행유예로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점이 상승 폭을 제한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구속에서 벗어나면서 오너리스크를 해소했다는 데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은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라는 큰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이 부회장이 구속에서 벗어나면서 삼성은 불확실성을 한 가지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발 리스크에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1.54% 하락했던 것에 반해 삼성전자는 소폭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유 연구원은 "3월까지는 국내외 불확실성 요소로 인해 실적과 투자 심리의 급격한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 1분기 실적은 다소 둔화할 것이나 2분기 이후로는 점차 실적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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