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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전 흥부전의 참신한 해석..故 김주혁이 남긴 `흥부`
입력 2018-02-08 07: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 이하 ‘흥부)를 관람한다면, 책장 깊숙이 박혀있던 흥부전을 다시 한 번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고전이지만,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참신함으로 무장한 ‘흥부가 지난 5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흥부가 흥부전을 쓴다는 독특한 설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명의 주역, 정우와 김주혁의 첫 만남은 강렬하다. 어린 시절 민란 속에서 하나뿐인 형과 헤어진 뒤, 형을 찾기 위해 조혁(김주혁)을 찾아간 흥부(정우)는 그때 달구지에 형을 싣고 간 사람이 어르신이라 들었습니다”라며 인연의 시작을 알린다.
‘흥부는 고(故) 김주혁의 유작으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극중 김주혁은 빈민촌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구휼하는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으로 분했다. 조혁은 진지하고 깊은 생각을 가졌지만, 때때로 풍자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캐릭터. 김주혁은 눈빛만으로도 섬세한 감정을 전달,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 작품으로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정우 역시 흥부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다만, 영화 초반 유쾌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흥부 캐릭터가 후반으로 가면서 급작스럽게 깨달음을 얻고 의인으로 변하는 모습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속 흥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흥부에는 흥부가 놀부의 아내에게 주걱으로 뺨을 맞는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흥부전의 이야기도 각색돼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이 있는 조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민초들의 이야기. 백성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조혁과 그의 뜻을 물려받아 글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흥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것이다.
오는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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