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지국도 배낭처럼 메고 다닌다
입력 2018-02-07 11:29  | 수정 2018-02-07 13:53
ETRI가 개발한 배낭형 기지국의 모습

불꽃축제 현장이나 경기장 등 사람이 갑자기 많이 모이면 스마트폰 통화나 인터넷 접속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기지국에 너무 많은 사람이 접속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같은 불편을 없앨 수 있는 배낭형 기지국(소형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배낭형 기지국 상용화를 위한 'LTE-TDD' 기술과 'LTE-FDD'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구현했다고 7일 밝혔다. LTE-TDD와 LTE-FDD는 군용, 재난망 등 특수망을 활용하는 기지국 기술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국내 기술이 없어 수입에 의존해왔지만 ETRI 개발로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나지현 ETRI 이동응용연구부 실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출이 가능한 모델"이라며 "임시 LTE망을 구성할 수 있는 반경 수백m ~ 수Km 거리에서 배낭형태 기지국으로 상용화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과거에는 이동식 기지국의 가입자 수용이 8명 정도였는데 이를 8배 늘려 64명이 동시접속도 가능케 만들었다. ETRI는 "향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경기장, 백화점, 재난지역, 군통신 등 트래픽이 급증하는 곳에 적당하며 실내·외 건물 벽이나 전봇대, 통신안테나 등에 마치 무선랜 AP처럼 척척 붙이거나 배낭을 메고 다니면서 활용될 것"이라며 "용도에 따라 실내용은 무선랜 AP 크기정도로 실외용은 신발박스 크기로 최소화했고 배낭으로 만들 경우 무게는 10kg내외"라고 전했다.
1만명을 수용하는 야구 경기장에 베낭식 기지국 100개 정도를 붙이면 기존 데이터 서비스 대비 전송속도는 50배 정도 빨라질 것으로 ETRI는 예상했다. 소형 셀 1개 가격은 100만원대다. 정현규 ETRI 5G기가서비스연구부문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LTE 소형 셀 업체 기술경쟁력 강화와 5G 이동통신 소형 셀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TRI는 유캐스트와 함께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이 기술을 출품할 예정이다.
ETRI 기술경제연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통신시장에서 대형기지국(매크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80%에 달하고 있지만 5년 후면 소형셀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TE 기반 소형셀 기지국 관련 SW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 약화, 기술 차별화 미비, 제품출시가 늦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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