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쑥대밭서 튀어오른 `괴력株 3총사`
입력 2018-02-06 17:40 
미국발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한 것과 달리 도리어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약품·OCI·제주항공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견고한 실적과 호재성 뉴스로 패닉장 속에서도 '괴력'을 발휘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에도 바이오 신약(롤론티스·Rolontis)의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6일 장중 주가가 9% 가까이 올랐으며, OCI 역시 1조원이 넘는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소식과 함께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호실적까지 내놓으면서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 여력을 키운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OCI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16만원 선을 넘나들며 상승 폭을 확대해 전 거래일 대비 4.62% 오른 1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엔 OCI가 전날 장 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중국 업체 룽지솔라와 1조1010억원 규모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영향이 한몫 했다. 이는 OCI 최근 매출액의 40.2%에 해당하는 대규모 수주다. OCI는 이번 계약을 통해 군산(5만2000t)과 말레이시아(2만t)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제품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OCI가 호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OC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이 1022억원으로 전년 동기(27억원)보다 3664.3%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925억원) 대비 10.5% 웃도는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8525억원으로 31.2% 늘었다. 또한 당기순이익도 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524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특히 연간으로는 지난해 영업이익(2845억원)이 전년도(1325억원)보다 114.7% 증가했는데, 이 역시 시장 컨센서스(2725억원)를 4.4% 웃도는 호실적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조63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2.7% 늘었으며, 당기순이익도 2329억원으로 6.1%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OCI의 연간 영업이익(3741억원·에프앤가이드 집계)이 지난해보다 31.5%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OCI의 실적 대비 주가 급등 폭이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초만 하더라도 11만원대에 불과했던 OCI 주가는 지난 1월 10일 장중 18만7000원까지 뛰어오른 뒤, 다시 15만원대로 하향 조정 중인 상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OCI의 영업이익은 높아진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영되면서 전기요금 부담에도 2017년 4분기 때와 같은 호실적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며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8년 예상실적 기준 OC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4배로 동일 업종 평균(11.6배)보다 높은 상태다.
한미약품은 올해 4분기 미국에서 바이오 신약 시판 허가 신청을 할 것이란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이던 한미약품은 "미국 스펙트럼과 함께 개발 중인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Rolontis)'에 대한 미국 허가를 오는 4분기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상승 전환됐다. 이로 인해 이날 한미약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33% 오른 55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임상 3상 중간 결과 발표는 롤론티스의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롤론티스의 임상 3상 성공 소식은 한미약품 연구개발(R&D) 모멘텀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최근 제약·바이오 섹터의 조정으로 한미약품의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약 16% 급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가는 저점 매수 유효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매출액 2326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큰 폭으로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며 오히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가치를 이루는 핵심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의 가치"라며 "비록 2017년 4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지만, 연구개발은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파이프라인 가치를 4조9431억원으로 기존 대비 9.5% 상향하고 적정 주가를 72만원으로 상향했다"고 전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002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9.8%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도 이날 제주항공은 호실적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 반전하며 전 거래일 대비 1.83% 오른 3만8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