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형펀드 자금 썰물…美국채 금리급등 여파
입력 2018-02-05 17:39  | 수정 2018-02-05 19:12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발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채권형 펀드는 불과 4개월 만에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채권형 펀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채권형 펀드에서 1조4870억원이 이탈했다. 최근 4개월 동안 순유출 규모만 10조원이 넘는다.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은 미국 등 시중금리가 급등(채권값 하락)하면서 채권 시장 투자심리가 나빠진 탓이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악화는 자금 유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이 -0.05%로 올해 들어 손실로 돌아섰다. 최근 3개월과 6개월 기준으로도 수익률이 각각 0.37%, 0.17%로 부진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0.2%로 손실을 보지는 않았지만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이 0.23%, 0.58%에 불과했다.
개별 상품으로는 국내 채권형 상품은 만기가 긴 중기 채권형 펀드에서 손실률이 컸다.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상장지수가 최근 1개월 동안 -4.21%의 수익률을 보여 국내 채권형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낮았고, 삼성KODEX10년국채선물상장지수와 NH-Amundi Allset국채10년인덱스펀드 역시 2%를 웃도는 손실률을 보였다.

해외 채권형 상품은 북미 채권에서 손실률이 두드러졌다. 삼성LDI미국투자적격장기채권자H는 손실률이 1.06%, ABLPIMCO토탈리턴자와 삼성글로벌채권자H는 손실률이 1%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채권형 펀드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 금리가 높아졌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예상보다 이른 통화 정책 정상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금리의 상승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투자심리가 회복하기까지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향후 유럽중앙은행(ECB) 등 글로벌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기까지 채권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채권 투자를 고집하는 투자자라면 금리 인상기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하이일드펀드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한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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