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임기 마친 황영기 금투협회장 "은행 진입장벽 허물어 글로벌베스트 키워야"
입력 2018-02-02 16:34 
"금융투자 업계에서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나오려면 은행 진입 규제 장벽부터 철폐해야 한다." 금융 업계에서 '검투사'로 불리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66)은 퇴임하는 순간까지 정부를 향한 제언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다.
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황 회장은 "진입 규제 장벽 철폐로 가장 큰 금융산업인 은행업에서 새로운 경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한국 금융업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지율이 역대 최고로 높은 정부이니만큼 개혁에는 가장 좋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을 저신용 경제주체들에게 모험자본을 공급하면서 혁신을 이끌고,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서 찾았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산업과 투자은행(IB)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세상이 변화하게끔 돈의 흐름을 바꾸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며 "(규제 철폐 등) 금융 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금융산업에서는 향후 10년, 20년이 지나도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못 나올지도 모른다"고 역설했다.
황 회장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지난 3년간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이유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을 거치면서 금융당국과 충돌을 감안하면서까지 업계의 이해를 대변해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황 회장은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혁신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지금은 금융투자업권 내에서만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타 금융권은 물론 정보기술(IT) 회사, 유통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라며 "오랜 통제에 순치돼서 담 너머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의욕을 잃지는 않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화양연화(花樣年華·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라는 문구로 본인의 협회장 재직 기간을 표현하며 소회를 밝혔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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