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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쉽지 않은 흥국생명, 타이트한 선수기용도 문제
입력 2018-02-01 15:25 
봄배구가 쉽지 않은 흥국생명이지만 선수 기용만큼은 타이트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객원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였던 흥국생명은 5라운드 현재 승점 19점(5승 16패)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잔여 라운드에서 기적이 일어나 흥국생명이 전승을 거두더라도 얻을 수 있는 승점은 최대 46점. 상위권 팀들이 승점 47점을 확보하는 순간 흥국생명의 봄 배구 희망은 완전히 사라진다.
그러나 흥국생명의 선수기용은 순위에 비해 다소 타이트한 느낌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축 선수들이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레프트 신연경이 무릎 수술로 시즌아웃 되기까지 하면서 이러한 경향이 점점 짙어졌다.
이재영의 경우 공수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먼저 공격에서는 팀 전체 공격 시도 3059차례 중 1034차례(33.8%)를 책임졌다. 특히 전체 공격 중 오픈의 비중이 59.5%로 다소 어려운 볼 처리까지 떠맡는 중이다. 문제는 이재영의 수비 비중. 전체 1649회의 팀 리시브 시도 중 이재영이 시도한 리시브 숫자는 717개. 비율로 따지면 43.5%에 해당하는 숫자다. 리그 전체를 봐도 공격점유율이 상당히 낮은 도로공사 문정원(공격점유율 4.8%)을 제외하면 리시브점유율 30%를 상회하는 선수도 몇 되지 않는 상황이다.
세터 조송화도 다소 부담을 받고 있다. 조송화의 세트 시도 숫자는 2345개로 전체 세터 중 2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1위 현대건설 이다영이 84세트에서 2364차례를 시도한 반면 조송화의 출장 세트는 80세트로 4세트나 적다. 이효희가 91세트에서 2308개, 이재은이 82세트에서 2144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큰 차이다. 팀 내 제 2세터 김다솔의 세트 시도 수는 10세트 96개로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훨씬 적은 수치다(16-17 시즌 13세트 260개).
이재영과 조송화는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재영은 허리 부상으로 지난 비시즌을 회복에 전념해야 했고, 조송화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팀의 핵심인 만큼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대체자는 누구일까. 이재영의 경우 신연경이 시즌아웃 됐지만 공윤희가 공수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 그나마 위안이다. 공윤희는 15-16 시즌 23.35%, 16-17 시즌 31.25%에 그쳤던 리시브성공률을 이번 시즌 46.56%까지 끌어올리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성공률만 보면 신연경(40.28%), 김해란(39.86%), 이재영(43.51%)보다도 좋은 숫자다. 이한비 역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파워풀한 공격력을 보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세터 백업은 아직 출장 경기 수가 적어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1월 27일 IBK기업은행전에 투입된 김다솔이 나쁘지 않은 기량을 펼쳤다. 이재영, 공윤희 등 윙스파이커로 향하는 토스가 좋았다. 물론 아주 적은 샘플인 만큼 큰 의의가 있기보다는 조송화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조금 더 자주 투입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정도다.

이외 리베로 김해란의 출전 시간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물론 거액의 FA 계약으로 데려온 선수인 만큼 많은 경기에 출장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김해란의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다행히도 흥국생명은 수준급 리베로가 많은 팀이다. 국가대표 리베로 남지연, 지난 시즌 베스트7 리베로 한지현이 언제든 나설 수 있다.
현재 흥국생명은 이미 봄 배구와는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다른 봄 배구권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수들을 무리시킬 이유가 적다. 어차피 봄 배구가 어렵다면 기량이 확실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튼튼한 백업 선수들을 육성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흥국생명의 과제는 성적보다는 선수단 정비에 가까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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