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수 한희준 인터뷰 "내 우울증 치유해준 장애인 위한 보금자리 만들 것"
입력 2018-01-31 11:44 
최근 한희준이 네이버 V앱에 올린 `널 사랑하지 않아` 커버 영상은 단숨에 하트 12만개를 넘겼다. [사진제공 =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대중의 취향에 맞춰서 음악을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봐요. 마니아 층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죠."
가수 한희준은 생존에 강한 남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원조인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1'에 나가 9위권에 올랐고, 2013년 'K팝 스타 시즌3'에서 톱6에 들었다. 대중이 보편적으로 좋아할 만한 노래를 골라 귀에 가장 잘 들어오는 창법으로 부르는 트렌디한 감각이 없으면 거둘 수 없는 성취다. 그는 이제 대중성에 호소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하고 열성팬 육성을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삼고 있다.
8개월 만에 발표한 앨범에서 자신의 주 무기인 발라드 대신 얼반 알앤비(Urban R&B)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그는 "연예인들이 예전에는 공중파 방송 출연을 제1 목표로 세웠지만 이제는 케이블,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이 존재한다"며 "가요계도 마찬가지로 한번도 못 들어본 밴드가 1, 2분 만에 콘서트를 매진시키는 사례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한희준은 6개월 만에 10kg 감량에 성공했다. 다이어트 비법을 물으니 "비법을 묻는 순간 이미 실패한 것"이라며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제공 =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노래에서는 자기 색을 강조했다면 이외의 영역에서는 보다 넓은 팬층을 공략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단 6개월 만에 10kg이나 감량하면서 턱선이 날렵해졌다. 다이어트 비법을 물어보니 "비결 같은 걸 물어보는 사람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다이어트에 정말 성공할 사람은 물어보지 않아요. 살을 빼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죽기살기로 달려드는 마음가짐이거든요."
SNS를 통한 소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며칠 전엔 같은 소속사 레이디스코드 멤버 소정과 함께 부른 '널 사랑하지 않아'(어반자카파 원곡)를 네이버 V앱에 업로드했다. 감정을 최대한 억누른 한희준의 목소리와 소정의 애절한 보컬이 조화된 이 영상은 일주일도 안 돼 12만개가 넘는 하트를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음악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죠. 마니아층이 두꺼워지면 자연스럽게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될 거예요."
한희준은 맛집 탐방, 볼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고 한다. 다이어트 때문에 맛집을 충분히 돌아다니지 못해 힘들었다고. [사진제공 =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그는 다음 달 개최할 콘서트를 출발점으로 삼아 공연형 가수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첫 단독 콘서트라 긴장할 법도 하지만 명품 공연의 대명사 김범수에게 배운 노하우가 있어 괜찮단다. "범수 형 콘서트를 5년 동안 매년 따라다니며 배웠어요. 형은 자기 공연에서 육상 선수처럼 뛰어다니죠.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생각하며 많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어요."
한희준은 가장 친한 가요계 선배로 김범수를 꼽았다. 다음 달 콘서트에서는 지난 5년 간 김범수 공연을 따라다니며 배운 노하우를 십분 발휘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한희준은 롱런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서 장기 목표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컴백 후 바쁜 스케쥴 속에서도 계속해서 되새기는 꿈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금자리 마련이다. 한때 우울증을 겪었던 한희준은 2년 간 장애인들과 한 울타리에서 지내며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고 회상했다. "봉사를 한다는 마음으로 찾아간 보금자리에서 오히려 제가 사랑을 받았죠. '아메리칸아이돌'은 그들을 위해 모금하고 싶어 출연했어요. 신체적으로 부자유한 사람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사소하게는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저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시키고 싶고요." 한희준의 첫 단독 공연은 다음 달 10일 서울시 강남구 마이라이브홀에서 열린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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