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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發 증시조정 오나
입력 2018-01-30 17:45  | 수정 2018-01-30 19:53
韓·美 국채금리 나란히 급등
미국 국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배경에는 미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한다. 채권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반대로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미국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험자산인 주식을 선호하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 또한 채권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좋다는 것을 금리가 보여주고 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세 번 이상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는데 올 상반기까지 주요국 국채 금리는 저점을 높여가며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금리에 따른 파장은 한국 채권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지선인 2.7%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 금리 또한 일제히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채권 시장에서는 채권 가격을 지지하는 투자심리가 무너진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뿐만이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그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 호조에 금리와 주가가 함께 상승하고 경기 불황에 금리와 주가가 함께 떨어졌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러한 원칙이 깨졌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춰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뉴욕 증시는 이를 따라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정상화 과정에 돌입하면서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금리(이자율)와 주가가 맺는 관계가 달라졌다"며 "아직까지는 채권보다 주식이 더 매력적이지만 금리가 임계치를 넘어선다면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국 국채 금리가 3% 이상 오른다면 국내 주식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 증시는 최근 상승세에 따른 피로 누적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밀려 전일 대비 30.45포인트(1.17%) 떨어진 2567.74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930선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키웠던 코스닥 또한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해 전일 대비 6.09포인트(0.66%) 떨어진 920.96으로 장을 마쳤다.
[박윤구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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