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베어링독일펀드, 獨 성장기업에 집중 투자…1년 수익률 21%
입력 2018-01-30 17:31 
◆ 공모펀드 돋보기 / '베어링독일펀드' ◆
세계 증시 호황으로 주요 해외 주식형 펀드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가운데 독일 펀드 상품이 투자자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독일 증시가 유럽 시장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간 난항을 거듭해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최근 급물살을 타면서 정치적 리스크도 상당 부분 완화된 상태다.
독일 DAX30지수는 지난 26일 13559.60으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 역시 독일 증시의 견조한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어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리스크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설정 이후 꾸준한 수익을 내온 독일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베어링독일펀드(H)'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21%다. 같은 기간 유럽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 1.87%에 비하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최근 1년 수익률 기준으로도 이 펀드 수익률(21.26%)이 유럽 주식형 펀드 수익률(14.35%)에 비해 월등히 좋았다. 2년을 기준으로 보면 이 펀드 수익률은 40%를 상회한다.
베어링독일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액티브펀드 중에서 국내 유일한 독일 펀드다. 이 펀드는 높은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독일 중소형주를 40%가량 담는다.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휩쓰는 '히든 챔피언'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이 펀드 특색이다.

베어링자산운용 관계자는 "독일 중소기업 중 1350개사가 히든 챔피언으로 집계된다"며 "히든 챔피언의 경우 전문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 대기업에 비해 영업이익이 높고, 매출액 대비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성장을 위한 혁신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중소형주를 발굴하기 위해 평균 투자 경력 20년 이상의 투자매니저가 해당 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경영진,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건전한 재무구조 등을 가진 강소기업들이 이들의 주요 투자 선택 대상이다. 부품이나 생산재, 중간재 등을 대기업에 공급하는 히든 챔피언 기업에 주목하는 펀드답게 산업재와 경기소비재, 소재 부문에 투자 비중을 고르게 두고 있다. 산업재 투자 비중이 26.85%(지난해 10월 말 기준)로 가장 높았고, 경기소비재(18.16%) 소재(17%) IT(13.16%) 금융(11.56%)이 뒤를 이었다.
개별 종목으로는 종합화학회사 바스프(BASF) 비중이 펀드 내 6.8%를 차지해 가장 높다.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독일 최대 시멘트업체 하이델베르크시멘트 등도 3% 이상을 담고 있다. 알리안츠 바이엘 지멘스 등 글로벌 대기업도 펀드 내에 5% 이상 담아 기업 규모별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비율을 조정하는 유연한 투자 전략을 실행한다. 베어링자산운용은 독일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과 미국 법인세 인하 효과로 올해 독일의 투자 환경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버트 스미스 베어링운용 매니저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 獨기업이 최대 수혜자"
"미국과 이머징마켓의 경제성장,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기 회복, 유럽의 꾸준한 성장 등 동시다발적 글로벌 경제성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 기계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베어링독일펀드 운용을 담당하면서 시장에 잘 알려지지 않은 '히든 챔피언' 기업을 발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온 로버트 스미스 펀드매니저(사진)가 올해 독일 증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은 답을 내놨다.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에서 다수의 산업군이 설비 시설 한계에 노출돼 있고, 올해 설비투자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면 제조업 기반의 독일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미스 매니저는 "경기 사이클상 독일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성장 속도가 가속화하는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독일 증시는 설비투자에 따른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다른 유럽 시장 대비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독일 기업들의 실적 성장 확대로 올해 말에 이르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스미스 매니저는 내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EU) 공식 탈퇴가 올해 독일 경제에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스미스 매니저는 "영국과 유럽계 기업들이 영국의 탈퇴 이전에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년까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유럽과 영국의 경제활동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영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독일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기조와 유로화 약세 역시 수출 중심의 독일 기업들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스미스 매니저는 "유로존의 불안이 재차 부각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펀드에 편입된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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