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빚없고 5년째 흑자…코스닥 `17개의 진주`
입력 2018-01-28 17:26  | 수정 2018-01-28 21:11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시가총액은 어느덧 세계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를 앞질렀다. 매년 적자폭이 늘고 있는 신라젠 시총은 이제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 시총의 2배가 넘는다. 대한항공 자산은 25조원으로 신라젠보다 10배 많다. 아무리 바이오 업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주가 측면에선 과열됐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코스닥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이젠 재무건전성이 좋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내실 있는 코스닥 기업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8일 매일경제신문과 코스닥협회가 금융감독원 공시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1267곳을 분석한 결과 2017년 3분기 기준 36곳 기업(2.8%)이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입경영은 장기차입금 등 만기가 1년 이상인 비유동부채가 '0원'인 기업을 말한다. 36개 기업 중에서도 2013년 이후 최근 5년간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은 17곳에 불과했다. 1267곳 코스닥사들은 평균적으로 127억원의 비유동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무차입경영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성 자산이 많고 현금흐름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에 긍정적인 요소"라며 "연도별로 증가율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꾸준히 영업이익이 난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무차입·흑자실현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이오테크닉스와 의료기기·위생용품을 생산하는 세운메디칼이다. 2014년 567억원 흑자를 낸 뒤 2015년(285억원), 2016년(213억원) 수익성이 악화됐던 이오테크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3분기까지 49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영업이익은 713억원으로 턴어라운드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올해는 영업이익 1000억원의 벽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의 투자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이오테크닉스가 자체 개발한 고부가가치 레이저 광원이 탑재된 장비 판매가 증가하게 된다면 실적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50년 가까운 업력을 지닌 세운메디칼은 차입금 없이도 최근 5년간 매년 1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2017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99억원으로 1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77배에 불과하다. 헬스케어 업종 평균 PBR 5.6배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운메디칼은 국내 1위 병원 소모품 의료기기업체로 고령화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헬스케어기업 인바디도 매년 꾸준히 이익이 늘고있다. 201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42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272.3%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세로 지난해 상반기 3만원 전후에서 맴돌던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 4만3950원까지 올라섰다. 이들 외에도 시총 2177억원인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아나패스와 건축자재기업 동양파일, 전자장비기기 업체 동일기연, 기계 업종의 서암기계공업이 무차입·흑자실현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소한의 차입금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표적 업종이 바로 인터넷과 PC, 모바일을 통해 사업을 펼치는 IT서비스 업종이다. 그러다 보니 17곳 기업 중 절반이 넘는 9곳이 IT서비스 업종 기업이었다.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업종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그만큼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즉 이 기업들도 충분히 '알짜 코스닥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9곳은 게임소프트웨어업체 미투온을 비롯해 사람인에이치알(사람인HR), 아프리카TV, 가비아, 디지털대성, 인포바인, 미래테크놀로지, 포비스티앤씨, 포시에스다. 이 중 사람인에이치알과 아프리카TV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고 실적 전망도 밝다.
2017년 161억원 흑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인에이치알은 올해 19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TV도 같은 기간 193억원(2017년), 239억원(2018년), 281억원(2019년)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윤진호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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