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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부상…그래도 세계무대에 각인된 정현
입력 2018-01-26 19:50 
정현이 로저 페더러에 기권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호주 멜버른)=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아쉬운 부상이었다. 세계 테니스에 돌풍을 일으킨 정현(22·한국체대·삼성증권 후원·58위)의 바람이 멈췄다. 그래도 확실히 정현이라는 이름 두 글자는 깊게 남았다.
정현은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4강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전서 기권패했다. 세트스코어 0-1로 뒤진 2세트 도중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사실 세계랭킹 58위 정현은 이번 대회의 신데렐라였다. 128강인 1라운드부터 35위 미샤 즈베레프(독일)를 넘고 64강에서 53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를 꺾었다. 32강에서는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을 물리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16강에 오르며 이덕희(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16강), 이형택(2000년, 2007년 US오픈 16강)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메이저 16강 진출 선수가 됐다.
물론 정현은 그 이상의 돌풍을 일으켰다. 16강에서는 지난해까지 세계 테니스 최강자로 군림해 온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까지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8강에서는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97위)을 넘고 상금 88만 호주달러까지 확보했다.
내친김에 테니스황제 페더러까지 넘어 결승진출이라는 장밋빛 희망을 가질 정도로 정현의 기세는 좋았다. 그러나 페더러의 벽은 높았다. 1세트부터 페더러는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 플레이로 정현을 압박했다. 정현도 끈질기게 페더러의 공격을 막았지만 역부족이었고, 1-6으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페더러의 경험과 힘 앞에 정현은 버티지 못했다. 설상가상 좋지 않았던 발바닥이 탈이 났다. 경기 도중 물집 치료를 받고 다시 라켓을 잡았지만 결국 기권하고 말았다. 정현의 위대한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경기 후 페더러도 정현의 도전에 격려를 보냈고, 기권을 아쉬워했다. 정현은 현이 1세트 경기를 훌륭히 치렀기 때문에 부상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얼마나 아픈지 안다. 이렇게 결승에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며 (정현은) 실력만큼은 충분히 톱10에 들 수 있는 선수다. 정말 정말 멋진 정신력과 체력을 갖춘 멋진 선수다”라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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